[루키=안양, 편집부] 1차전 승리를 거두며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던 인삼공사가 연승에 실패하며 시리즈 전적 동률을 이뤘다. 반면 1차전 결과가 아쉬웠던 삼성은 분위기를 바꾸고 홈으로 이동하게 됐다.

서울 삼성 썬더스는 23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에 75-61로 역전승을 거뒀다.

양 팀 모두 몸이 무거워 보였는데, 플레이오프부터 12경기 째를 소화하는 삼성보다 KGC에게서 그런 모습이 더 두드러졌다. 이날 경기의 첫 번째 승부처는 3쿼터 초반이었다. KGC는 키퍼 사익스가 뛸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2쿼터에서 우위를 가져가며 전반을 36-30으로 앞섰다. 그런데 3쿼터 들어 돌연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정현에 대한 의존 줄여야 할 KGC
포스트에서 삼성보다 열세인 KGC는 기동력에서 상대적으로 앞서야 하는 데 3쿼터 들어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정적인 농구를 했다. 다 같이 움직이는 모션 오펜스 형태로 삼성에 대처해야 하는 데 3쿼터 들어 서서하는 농구가 됐다. 움직임이 거의 없다보니 개인기에 의존하고, 전체적으로는 이정현(19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야투율 28%)에게만 집중되는 모습이었다. 

전반에는 사익스의 공백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3쿼터부터는 약점이 나타났고 수비 부담이 커진 데이비드 사이먼도 파울이 많아졌다. 속사정을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경기력만 놓고 볼때는 삼성보다 KGC가 체력적으로 더 떨어진 느낌이었다.

KGC는 오늘 경기를 빨리 잊고 3차전에 대비해야 한다. 사익스의 출전 여부가 큰 변수가 될 것 같다. 

KGC의 주득점 옵션은 투맨 픽 게임인데 이 부분의 다양성이 필요해보인다. 이정현-사이먼, 혹은 이정현-오세근만 고집할 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조직적인 움직임을 살리는 것과 다양한 형태의 픽 게임을 펼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승부처에서는 주득점원의 역할이 중요하고 또 그들이 해줘야 하지만, 40분 내내 이 부분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사이먼이 고군분투 중인데 수비에서 사이먼의 체력부담을 줄이고 파울관리를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날의 두 번째 승부처는 사이먼이 퇴장을 당한 시점이었다. 사이먼이 이른 시간에 5반칙으로 물러나면서 KGC는 외국인 선수 없는 경기를 해야 했고 이 시점에서 사실상 경기를 잃었다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일대일로 맡기기 보다는 전략적인 수비 방법을 강구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또한 삼성이 1-2차전 모두 존디펜스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점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임동섭 살아난 삼성, 내-외곽 조화 가능
삼성은 라틀리프(28점 14리바운드 3어시스트)가 오늘도 중심을 잡아준 가운데 임동섭(18점, 3점슛 4개)의 득점이 살아난 것이 고무적이다. 마이클 크레익의 경우엔 여전히 아쉬움이 있지만 3쿼터에 연속 득점을 하며 삼성이 승부를 뒤집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차전에 나타난 문제점도 하루 사이에 많이 개선된 느낌이다. 

오늘 삼성은 자기 색깔을 충분히 살린 공격을 펼쳤고, 수비에서도 체력적으로 불리하리라 봤는데 투지를 앞세워 압박을 잘해줬다. 특히 이정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나온 것이 보였다. 이정현에게 19점을 허용했지만 오늘 경기에서 이정현에 대한 수비는 성공이었다고 본다.

다만 투지가 지나쳐 이관희가 불미스러운 모습을 보인 점은 아쉽다. 상황 여부를 떠나 경기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삼성은 외국인 선수가 2명 모두 나서는 2-3쿼터에 포스트를 집중 공략하고 1,4쿼터에는 공격 옵션을 다양하게 가져가는 것이 필요하다. 다행히 임동섭이 살아나며 내외곽의 조화가 맞아가고 있다. 1,4쿼터에는 슈터를 살려주는 플레이도 과감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또한 포스트를 활용할 때 외곽에서 나머지 선수들의 포지션 변화를 주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상대를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포지션의 정리가 삼성의 강점을 더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서동철 전 KB스타즈 감독, <더 바스켓> 칼럼리스트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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