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 5분 전 18점 차' 역전 드라마를 주도한 루키 버디 힐드 ⓒ NBA 미디어 센트럴

[루키] 이승기 기자 = 5분 만에 18점 차가 뒤집혔다면 믿겠는가.

새크라멘토 킹스가 역사에 남을 역전 드라마를 썼다.

킹스는 27일(한국시간)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LA 클리퍼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8-97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경기였다. 클리퍼스는 4쿼터 종료 5분 16초 전, 폴 피어스의 베이스라인 점프슛으로 94-76, 무려 18점 차 리드를 잡았다. 이대로 시간만 보내도 이기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그때부터 대반전이 일어났다. 클리퍼스가 방심한 사이 킹스가 눈에 불을 켜고 추격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클리퍼스 선수들은 몇 개의 야투를 연달아 놓쳤고, 그 사이 킹스는 버디 힐드의 3점슛을 앞세워 85-94, 9점차까지 따라붙었다.

당황한 닥 리버스 감독은 주전 선수들을 투입하며 급한 불을 끄려 했다. 하지만 힐드에게 연속 두 방의 3점포를 허용한 것이 컸다. 특히 인바운드 패스를 빼앗겨 3점슛을 얻어맞은 장면은 굉장히 뼈아팠다. 킹스는 힐드의 백-투-백 3점슛으로 93-96까지 추격했다.

이때부터는 그냥 새크라멘토의 분위기였다. 클리퍼스 선수들은 이미 넋이 나갔다. 클리퍼스는 블레이크 그리핀이 자유투 하나를 성공시키며 97-93으로 점수를 벌렸다. 그러나 랭스턴 갤러웨이에게 곧바로 3점슛을 허용, 1점 차 턱밑까지 쫓기게 됐다.

이후 양팀은 코미디 쇼를 펼쳤다. 형편없는 공격과 실책으로 서로 몇 차례나 공격권을 허비했다. 그 사이 경기는 종료에 가까워졌다.

새크라멘토의 벤 맥클레모어가 마지막 슛을 던졌다. 실패. 하지만 윌리 컬리-스테인이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풋백 득점을 성공시켰다. 98-97, 킹스의 극적인 역전.

남은 시간 1초. 클리퍼스의 닥 리버스 감독은 기가 막힌 전술로 크리스 폴에게 완벽한 슈팅 찬스를 만들어줬다. 하지만 폴이 이 슛을 실패하면서 경기는 그대로 새크라멘토의 승리로 끝났다.

이날 킹스의 역전승은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 지난 20시즌 동안 4쿼터 막판 5분 전 '18점 차' 상황이 나온 것은 무려 6,746차례였지만 그중 역전승이 나온 사례는 딱 한 차례 뿐이었다. 이제 6,747경기 중 2회가 됐다.

지난 사례의 주인공은 2012-13시즌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였다. 포틀랜드는 샬럿 호네츠와의 경기 종료 5분 17초 전, 79-97로 뒤져 있었다. 하지만 이를 따라잡고 연장 접전 끝에 118-112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당시 신인이었던 데미안 릴라드는 막판 5분 동안 홀로 10점을 쓸어 담으며 역전승을 견인한 바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날 힐드 또한 당시의 릴라드와 판박이였다는 것이다. 힐드 역시 막판 5분 동안 3점슛 3개 포함, 11점을 몰아치며 역전승에 가장 큰 공을 세웠다. 당시의 릴라드처럼, 힐드 역시 신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편, 힐드는 2016 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부름을 받았다. 이번 시즌 도중 '드마커스 커즌스 트레이드'에 휘말리며 새크라멘토에 합류했다. 펠리컨스 시절에는 매우 부진(평균 8.6점 FG 39.3%)했으나, 킹스의 유니폼을 입은 이후 평균 14.7점 3.7리바운드 FG 50.0% 3점슛 2.3개(44.9%)로 훌륭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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