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빈스 카터의 시계가 결국 멈추는 걸까.

지난해 이맘 때였다. 애틀랜타 호크스의 베테랑 포워드 빈스 카터는 ESPN 토크쇼 ‘더 점프(The Jump)’에 출연해 이런 말을 했다.

“다음 시즌이 끝난 뒤가 적기인 것 같다. 행복한 선수생활이었다.” 2019-2020시즌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하겠다는 선언이었다.

하지만 카터의 커리어가 예상치 못한 날짜를 기점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3월 중순 리그를 중단한 NBA는 7월 31일을 목표로 리그 재개를 구상 중이다. 오는 4일에 열릴 이사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NBA는 길면 오는 10월 중순까지 남은 시즌을 치른다.

문제는 카터가 소속된 애틀랜타가 리그 재개와 무관한 팀이 될 수 있다는 것. NBA는 코로나19의 위험성과 하위 팀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고려해 서부 상위 13개, 동부 상위 9개 팀만 올랜도 디즈니월드로 초청해 남은 시즌을 소화하는 방안을 이사회 투표에 올려놓았다. 현재까지는 이 시나리오가 가장 큰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2개 팀이 남은 시즌을 치르는 방안이 통과될 경우 현재 동부 14위인 애틀랜타는 리그가 재개되더라도 경기를 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카터의 마지막 경기는 리그 중단 직전에 치른 3월 11일 뉴욕전이 된다. 기존 예정보다 한 달 가까이 일찍 커리어를 마감하는 셈이다. 출전 경기 기록도 10경기 넘게 손해가 불가피하다. 현재 카터는 통산 출전 경기 수 부문에서 역대 3위(1,541경기)에 올라 있다.

한편 카터는 NBA 역사상 최초로 4개의 시대(decade)를 누빈 선수다. 1998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토론토에 지명됐고 올봄까지 코트를 누비며 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2020년대에 모두 플레이했다. NBA 역사상 22시즌을 뛴 선수도 카터가 유일하다. 뛰어난 자기 관리와 리더십으로 꾸준히 NBA 팀의 부름을 받았다.

전성기였던 2000년대에는 리그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자 스타플레이어였다. 2000년 슬램덩크 콘테스트에서 환상적인 덩크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농구스타의 반열에 올랐으며, NBA 올스타에 8번, 올-NBA 팀에 2번 선정됐다.

토론토, 뉴저지, 올랜도, 피닉스, 댈러스, 멤피스, 새크라멘토, 애틀랜타까지 많은 팀에서 활약했으나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곳은 데뷔 팀인 토론토다.

카터는 3월 12일 뉴욕전이 끝난 후 이 경기를 끝으로 커리어를 마감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렇게 커리어가 끝나는 것은 참 이상한 일”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사진 제공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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