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최기창 기자] OK저축은행 신인 이소희가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OK저축은행 읏샷은 18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위비와의 정규리그 5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이날 OK저축은행은 우리은행을 64-60으로 꺾고 3연승을 달리며 공동 4위가 됐다. 또한 전신인 KDB생명 시절부터 이어오던 우리은행전 32연패에서도 벗어났다. 

특정팀 상대 연패 탈출과 3연승도 큰 의미였지만, 더 큰 수확이 있었다. 바로 신인 이소희였다. 이소희는 데뷔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또 다른 가드 유망주 탄생을 알렸다.

인성여고 출신인 이소희는 지난 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회의실에서 열린 2018-2019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전체 2순위로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은 가드 유망주다. 지난 드래프트에서는 고교생 국가대표 박지현(우리은행)에 가려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수비력과 스피드, 슈팅 등에서 나름 좋은 평가를 받았던 기대주였다. 농구 이해도가 높다는 장점도 있었다. 

그는 지난해 10월과 11월, 인도에서 열렸던 U18 여자농구 아시아 챔피언십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선보였다. 조별예선 첫 경기였던 대만전에서 5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예열을 마친 이소희는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호주전에서 21점 4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후 준결승 중국전과 3-4위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각각 14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와 14점 3어시스트를 올렸다. 

OK저축은행 정상일 감독은 경기 전 신인 이소희의 출전을 예고했다. 베테랑 한채진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앞선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부족해 고민이었던 정 감독은 신인 이소희를 활용해 우리은행을 상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자농구는 아마추어와 프로의 수준 차가 크다. 사실상 모험에 가까웠던 셈이다.

이소희는 이날 2쿼터 시작 약 3분이 지나자 전격 투입됐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몫을 충분히 다했다. 이소희는 팀 전술에 따라 다양한 선수들을 상대했다. 박혜진과 박지현은 물론 김정은과 김소니아도 상대해야 했다. 데뷔전인 탓에 긴장할 수도 있었지만, 주눅 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빠른 스피드로 수비에서 보탬이 됐다. 또한 공격에서는 1번과 2번을 오가며 활약했다. 패턴이나 팀 동료들의 성향 등을 파악하지 못했다면, 믿고 맡기기 힘든 결정이었다. 이소희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그는 승부처였던 후반에도 출전했고, 수비와 스피드가 중요했던 경기 막판에도 다시 코트를 밟았다. 또한 3쿼터에는 3점슛으로 데뷔전에서 첫 득점까지 성공했다. 이소희의 데뷔전 성적은 11분 동안 3점 1리바운드 1스틸. 기록지에 보이지 않았던 활약까지 고려하면, 준수한 경기력이었다.

정상일 감독은 이번 시즌 내내 포인트 가드에 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당장 1군에 활용할 수 있는 포인트 가드가 안혜지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혜지 역시 주전급으로 발돋움한 것은 이번 시즌이 처음이다. 경기 운영이나 체력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소희의 등장은 OK저축은행에 큰 힘이다. 안혜지와 한채진 등의 부담을 충분히 덜 수 있다. 또한 안혜지와 이소희를 동시에 투입해 앞선의 스피드를 극대화할 수도 있다. 정 감독은 이날 안혜지와 이소희를 활용한 투 가드 시스템을 사용해 베테랑이 즐비한 우리은행 가드진에 승부수를 던지기도 했다.

사령탑인 정상일 감독도 이날 이소희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이)소희는 고교 대회를 마친 뒤 경기에 뛰기 위해 혼자서 몸을 만들어왔다. 이틀 정도 손발을 맞춰봤다. 근성과 멘탈, 수비가 다 좋은 선수다. 두루두루 장점이 많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1번과 2번 수비가 모두 된다. 우선은 (안)혜지 백업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일단 가드진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은 어린 선수다. 그리고 단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분명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팀에 조금 더 녹아들어야 한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OK저축은행이 신인 이소희를 활용해 플레이오프 다툼에 도전장을 내밀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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