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자자 파출리아의 위험한 행동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 중 고의적으로 상대 선수를 깔고 넘어진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자자 파출리아는 25일(이하 한국시간) 오클랜드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2017-2018 NBA 정규시즌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시즌 세 번째 맞대결에 출전했다.

이날 골든스테이트는 112-80, 32점 차 대승을 거두며 앞선 두 번의 맞대결에서 오클라호마시티에 당한 완패를 설욕했다.

하지만 경기 후 스포트라이트는 엉뚱한 쪽으로 향했다. 그 주인공(?)은 이날 18분 출전해 4득점에 그친 골든스테이트의 센터 자자 파출리아였다.

▶ 웨스트브룩 깔고 넘어진 파출리아, 정말 고의성 없었나

논란의 장면은 이날 경기 3쿼터 2분 20여초를 남긴 시점에 나왔다.

오클라호마시티의 러셀 웨스트브룩이 수비 성공 후 빨리 반대편 코트로 넘어가 슛을 시도했으나 이것이 실패했다. 웨스트브룩은 곧바로 코트에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웨스트브룩 근처에 있던 닉 영, 자자 파출리아가 몸이 뒤엉키면서 함께 쓰러졌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처음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골밑에서 잡은 느린 화면에 파출리아의 이상한 행동이 포착됐다. 파출리아는 넘어지기 전 닉 영의 발과 자신의 하체가 살짝 충돌했으나 결코 중심을 잃고 넘어질 상황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파출리아는 코트 위로 크게 넘어졌고, 그 과정에서 웨스트브룩의 하체를 깔고 누워버렸다.

파출리아는 뒤늦게 바닥으로 왼손을 뻗는 동작을 취했으나 매우 부자연스러웠다. 파출리아의 거구에 다리가 그대로 깔린 웨스트브룩은 통증을 호소하며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파출리아를 향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던 상황. 혹은 넘어지더라도 미리 코트에 손을 짚고 얼마든지 웨스트브룩의 몸을 보호해줄 수 있는 상황에서 고의적으로 웨스트브룩의 다리 위로 넘어졌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 후 웨스트브룩은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파출리아의 그 동작은) 분명히 고의적이었다. 아무도 파출리아를 건드리지 않았지만 내 다리 위로 넘어졌다. 날 다치게 하려고 말이다”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폴 조지 역시 “파출리아가 어떤 선수이고 어떤 과거가 있는지 알지 않느냐(You know Zaza, you know he has history.)”라며 “자신이 어디로 넘어질지 겨냥한 게 분명했다. 파출리아는 전에도 많은 선수들을 다치게 했던 선수다”라며 파출리아를 비난했다.

보스턴의 카리이 어빙 역시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어빙은 한 인스타그램 페이지에 파출리아의 이번 영상이 올라오자 ‘사무국은 파출리아를 지켜봐야 한다. 이건 말도 안 되는 행동이다!’라고 직접 댓글을 달았다.

포틀랜드의 데미안 릴라드는 파출리아의 이번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 팬의 질문에 트위터로 ‘말도 안 되는 플레이(bull shit play)’라고 단호하게 대답하기도 했다.

 

▶ ‘자자 룰’까지 만든 파출리아, 이번에도 떳떳할 수 있을까

폴 조지의 말처럼 파출리아는 ‘과거’가 있는 선수다. 예전부터 파출리아는 거친 플레이를 펼치고 상대 선수와 다툼이 잦은 편이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도 파출리아는 위험한 플레이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피해자는 샌안토니오의 카와이 레너드였다. 

골든스테이트와 샌안토니오의 서부지구 결승 1차전이었다. 경기 중 카와이 레너드가 점프슛을 하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다리 밑으로 깊게 들어온 파출리아의 발을 밟고 발목 부상을 당했다. 이후 레너드는 이 경기를 아예 뛰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남은 시리즈도 모두 결장했다. 에이스를 잃은 샌안토니오는 골든스테이트에 저항할 방법이 없었다. 결국 골든스테이트는 4연승으로 손쉽게 파이널에 진출했다.

당시 샌안토니오의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레너드의 다리 밑으로 발을 뻗은 파출리아의 행동에 대해 "위험하고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플레이였다. 의도가 있든 없든 상관없다. 고의로 사람을 죽이지 않았더라도 감옥은 간다"라며 맹비난했다. 일부 샌안토니오 팬들은 파출리아를 상대로 단체 소송을 걸기도 했다.

고의성을 확인할 길이 없었던 탓에 결국 이 사건은 별다른 추후 징계 없이 지나갔다. 파출리아 본인도 “고의성이 없었다”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사무국은 이 사안에 대해 대책을 마련했다. 올시즌부터 점프슛을 던진 뒤 착지하는 선수의 다리 아래로 발을 집어넣을 경우 고의성 여부와 상관없이 리플레이를 통해 플래그런트 파울을 부과하는 일명 ‘자자 룰(Zaza rule)’을 도입했다. 파출리아의 비신사적인 동작 때문에 리그 규정까지 바뀐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Qw2XqX1Ig08

▲ 자자 파출리아 '더티 플레이' 모음 영상

이번 사건에 대해 파출리아를 향해 유난히 비난이 강하게 쏟아지는 것도 결국 파출리아가 한 두 번 ‘일을 치른’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빙과 릴라드가 자신이 당하지 않은 일임에도 분노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파출리아의 위험한 행동이 계속될 경우 어떤 선수든 코트에서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웨스트브룩 위로 넘어진 이번 사건도 파출리아의 고의성을 명확하게 확인할 방법은 없다. 당연히 파출리아는 이번에도 고의로 한 행동이 아니었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파출리아는 웨스트브룩 위로 넘어진 이번 행동에 대해서도 정말 떳떳할 수 있을까.

진실은 파출리아 본인만이 알 것이다. 하지만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도 적어도 무엇이 진실에 가까운지는 짐작할 수 있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센트럴, 나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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