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강하니 기자] 누군가의 승리는, 누군가의 패배를 의미한다.

2017 NBA 드래프트 로터리 추첨식이 열린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1순위의 주인공이 보스턴으로 결정되자 보스턴 언론과 팬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최대어 마켈 펄츠(워싱턴 대학)를 지명할 기회를 얻은 보스턴에 대해 벌써부터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대니 에인지 단장은 “차근차근 가겠다”라고 말했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보스턴을 미래의 동부지구 1인자로 낙점하기도 한다.

보스턴이 승리의 미소를 지을 때, 암울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던 팀이 있었다. 바로 보스턴에게 1순위 지명권을 내준 브루클린이었다.

브루클린은 올시즌을 20승 62패 승률 24.4%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리그 꼴찌도 당연히 브루클린의 몫이었다. 올시즌을 앞두고 프런트, 코칭 스태프, 선수단까지 대대적인 변화를 주며 보스턴에게 1픽을 주지 않기 위해 무던히 애썼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리그 최약체 팀이라는 불명예뿐이었다.

브루클린은 향후에도 리빌딩 과정이 꽤나 답답할 전망이다. 2018년 드래프트에서는 1라운드 지명권이 아예 보스턴에 넘어가 있다. 이번 드래프트처럼 보스턴의 1라운드 지명권을 교환을 통해 받아올 수조차 없다는 얘기다. 심지어 2018년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은 다음 시즌 성적에 따라 샬럿 혹은 필라델피아의 차지가 될 예정이다. 리빌딩 자산을 확보할 최고의 기회인 드래프트가 열리는 매년 6월에 브루클린이 계속 이슈의 중심에 서지 못하는 이유다.

사실 브루클린은 이 같은 현실을 인정하고 2016년 여름부터 독특한 방향으로 팀 개편을 추진해왔다.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가치 있는 선수들은 트레이드해 1라운드 중하위권 지명권이라도 확보하고, FA 시장에 나와 있는 중간급 선수들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실제로 지난해 오프시즌 브루클린은 테디어스 영을 인디애나로 트레이드해 2016년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았고, 그 지명권으로 드래프트에서 루키 포워드 카리스 르버트를 지명했다. 르버트는 올시즌 후반기에 평균 9.8점 3.9리바운드 야투율 48.2%를 기록, 나름 잠재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론데 할리스 제퍼슨과 함께 브루클린 포워드진의 미래로 꼽히고 있다. 최고급 루키들이 잠재력을 터트리는 것에 비하면 초라해 보이지만, 나름 소소한 성과다.

또한 지난 2월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는 루키 계약 만료를 앞둔 보얀 보그다노비치를 워싱턴으로 트레이드해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왔다. 덕분에 브루클린은 올해 드래프트에서 워싱턴(22순위)과 보스턴(27순위)의 지명권을 모두 행사할 전망이다. 물론 이번 드래프트에서 잃어버린 1순위 지명권에 비하면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 그러나 현재 브루클린의 암울한 상황을 생각하면 이마저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브루클린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할 곳은 오는 7월 1일에 열리는 FA 시장이다. 현재까지 확정된 브루클린의 2017-2018 시즌 확정 계약액은 약 6860만 달러. 1억 달러 정도로 예상되는 전체 샐래리캡 상한선에 3000만 달러 이상 모자란다. 팀 연봉을 아끼려 해도 전체 샐러리캡의 90%인 약 9000만 달러까지는 돈을 써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NBA 샐러리캡 규정상 샐러리캡의 90% 이상을 소진하지 않는 팀은 시즌 종료 후 사무국에 벌금을 지불한다.), 최소 2000만 달러 이상의 돈을 올여름 FA 시장에 투자해야 한다.

물론 리그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브루클린에 FA 대어가 올 가능성은 없다. 크리스 폴, 블레이크 그리핀, 고든 헤이워드 등의 최대어들은 브루클린에게 언감생심이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제레미 린, 트레버 부커 등을 영입했던 것처럼 로스터의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켜줄 만한 쏠쏠한 주전급 선수들은 충분히 영입할 수 있다.

올여름 FA 시장에서 브루클린이 보여줄 움직임은 향후 브룩 로페즈의 거취 문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브루클린에서만 9시즌을 보낸 프랜차이즈 스타 로페즈는 다음 시즌을 끝으로 브루클린과의 계약이 마침내 마감된다. 어느덧 29살이 된 로페즈가 우승을 원한다면 그는 늦어도 내년 여름에 브루클린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혹은 브루클린이 먼저 로페즈가 원하는 팀으로 그를 트레이드하고 그 대가로 리빌딩 자산을 확보하는 선택을 내릴 수도 있다.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허무하게 넘겨준 브루클린 네츠. 과연 브루클린은 앞으로 어떤 움직임을 가져갈까? 향후 브루클린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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