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민재 기자] 데뷔 초반만 하더라도 2%가 부족한 선수였다. 그러나 그에게는 ‘성실함’이란 무기가 있었다. 점점 기량을 쌓은 결과 2017 NBA 올스타전에 뽑히며 리그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올라섰다. 바로 켐바 워커의 이야기다. 말벌군단의 리더로 우뚝 선 그의 스토리를 키워드로 정리했다.
 
픽앤롤
이번 시즌 픽앤롤시 볼 핸들러의 평균 득점 1위는 워커다. 2대2 게임 상황에서 평균 12.0점으로 높은 비중을 자랑했다. 이 역시 외곽슛 향상과 함께 덩달아 좋아졌다.

호네츠의 스티브 클리포드는 워커의 외곽슛 장착이 픽앤롤에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워커가 골밑 안쪽까지 침투하면 수비수가 스크린 밑으로 처졌다. 그리고 다시 워커를 막으려고 뛰어나왔다. 그는 빠른 결정을 내려야 했다. 현재는 워커가 스크린을 받으면 수비수 2명이 쏠려 나머지 선수들의 공격 기회가 생기게 된다.”

워커는 외곽슛이 픽앤롤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워커는 “(외곽슛 향상이)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내 오픈 기회가 많이 생겼다. 코트를 보는 시야도 넓어졌다. 공격 조립을 더욱 원활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워커는 평균 5.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커리어-하이(2013-14시즌, 6.1개) 때보다 0.6개 줄었다. 그러나 영양가만큼은 높은 편이다. NBA.com에서는 패스 대비 어시스트 확률 기록을 제공하고 있다. 워커는 이번 시즌 8.9%를 기록하며 최근 4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를 찍었다. 한 번의 패스로 어시스트를 적립하는 경우가 더욱 많아졌다는 의미다.

외곽슛 향상이 워커 생산성에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스티브 헤첼 코치의 공도 컸다. 헤첼 코치는 워커의 픽앤롤 능력을 키워낸 장본인이다.

헤첼 코치는 워커와 함께 픽앤롤 15~20개의 영상을 분석하면서 디시전 메이킹에 대한 도움을 줬다. 특히 헤첼 코치는 워커에게 상대의 수비 대처를 주목하라고 말했다. 상대가 빅맨 수비수를 외곽으로 올라오는지, 아니면 골밑 안쪽에서 수비하는지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를 통해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헤첼 코치에 의하면 워커는 가르친 모든 것을 습득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이어간다고 말했다. 헤첼 코치는 “워커는 경기 영상을 보면서 끊임없이 연구하는 몇 안 되는 선수다. 놀라운 점은 영상 분석을 통해 학습한 내용을 경기에서 즉각 실현한다는 것이다”고 칭찬했다.

이를 통해 동료들도 큰 도움을 얻었다. 코디 젤러는 “워커의 픽앤롤 덕분에 동료들의 플레이가 편해졌다. 특히 나는 스크린 이후 골밑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공격 기회를 볼 수 있고, 위크 사이드의 3점 슈터 역시 공을 받아 슛을 던질 수 있었다. 워커는 이기적인 선수가 아니어서 더욱 편하게 임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워커의 활동량 덕분에 샬럿의 이번 시즌 픽앤롤시 볼 핸들러의 총 득점은 리그 3위(1,747점)를 기록했다. 헤첼 코치는 “상대가 워커를 견제하면 동료들의 슈팅 기회가 발생한다. 만약 상대가 외곽슛을 막기 위해 나서면 워커의 기회가 생긴다”라며 그의 존재감을 칭찬했다.
 
말벌군단의 리더
워커는 올 시즌 데뷔 후 6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샬럿에서 꾸준히 활약한 덕분에 프랜차이즈 기록을 하나씩 쌓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데뷔 두 번째 시즌부터 82경기를 모두 소화했고, 그때부터 평균 17점 이상을 꼬박꼬박 쌓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2월 29일, 마이애미 히트전에서 22점을 올리면서 통산 7,000점을 돌파했다. 프랜차이즈 역사상 7,000점을 넘긴 4번째 선수가 된 것. 7,000점을 넘긴 선수 중 래리 존슨(355경기)을 제외하면 가장 빠른 페이스(396경기)로 달성했다.

샬럿 구단은 1988-89년부터 NBA의 새 팀으로 합류했다. 역사가 얼마 되지 않은 팀이라는 의미. 따라서 워커는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이름을 하나씩 새기고 있다. 이번 2017 올스타전에서는 제랄드 월라스(2010년) 이후 처음으로 올스타에 출전한 샬럿 선수가 되는 영광도 누렸다.

워커가 노리고 있는 기록은 30점 이상 경기다. 데뷔 이후 워커는 42번의 30+점 경기를 기록했다. 프랜차이즈 역사상 30+점 경기를 가장 많이 한 선수는 글렌 라이스의 54회다. 올 시즌에는 15번 30점을 넘겼다. 현재 기세라면 다음 시즌에 그 기록을 깰 수 있을 전망이다.

한 시즌 평균 득점 부문도 노릴 수 있다. 샬럿 역대 1위는 라이스의 26.8점(1996-97시즌)이다. 올 시즌 워커는 평균 23.2점을 기록했는데, 성장 폭을 감안하면 충분히 노릴 수 있다.

워커는 오는 2018-19시즌까지 샬럿과 계약을 맺었다. 샬럿 입장에서는 워커와 그 이후까지 연장 계약을 맺고 싶을 터. 워커가 팀을 떠나지 않는다면 득점 관련한 대부분 기록은 그의 이름으로 새겨질 전망이다.
 
BOX | 캐론 버틀러가 보는 켐바 워커
캐론 버틀러는 지난 2016년 1월 『Players Tribune』을 통해 워커가 올스타에 뽑혀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사실 버틀러는 워커와 한솥밥을 먹은 적이 없다. 그러나 같은 코네티컷 대학 동문으로서 후배를 생각하는 마음을 글로 전하고 싶었던 모양.

당시 워커는 아쉽게 올스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듬해 생애 첫 올스타로서 코트를 누빌 수 있었다.

먼저 버틀러는 워커의 볼 핸들링에 주목했다. “워커 손에는 줄이 달린 것 같다. 그만큼 볼 핸들링이 좋다. 그러나 그가 드리블을 잘하는 비결은 화려한 손놀림이 아닌 풋워크다. 이를 통해 그는 어마어마한 스텝백 점프슛도 날릴 수 있다. 돌파도 가능하다. 그의 드리블을 보면 힙합 리듬과 비슷하다.”

이어 버틀러는 2대2 게임도 주목했다. 버틀러는 “크리스 폴은 정통파 포인트가드에 가깝다. 경기를 조립한다. 반면, 워커는 공격 마인드가 강하다.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 강점을 드러낼 수 있다. 시즌 내내 샬럿이 그의 플레이에 의존하는 이유다. 경기 막판에는 그의 시간이다. 그는 클러치 능력이 강하다. 빅샷을 터뜨릴 줄 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버틀러는 워커가 꾸준히 성장하는 ‘노력형 선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람들은 워커의 외곽슛 향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워커는 3점슛을 장착했다.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어야 한다는 말도 실현했다. 플로터가 없다는 말? 이 역시 워커가 또 하나의 무기로 장착했다. 워커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엄청난 노력과 열정으로 성장 잠재력을 키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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