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민재 기자] 데뷔 초반만 하더라도 2%가 부족한 선수였다. 그러나 그에게는 ‘성실함’이란 무기가 있었다. 점점 기량을 쌓은 결과 2017 NBA 올스타전에 뽑히며 리그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올라섰다. 바로 켐바 워커의 이야기다. 말벌군단의 리더로 우뚝 선 그의 스토리를 키워드로 정리했다.
 
성실함
워커는 코네티컷 대학에서 3년을 뛴 뒤 2011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2011 NCAA 파이널 포 MOP(Most Outstanding Player, 최우수선수) 수상자답게 전체 9순위, 높은 순위로 샬럿에 뽑혔다. 당시 샬럿에는 같은 포지션의 DJ 어거스틴이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어거스틴이 부상으로 아웃되면서 워커는 데뷔 시즌부터 출전시간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어거스틴이 건강하게 뛰고 있어도 워커의 출전시간은 점점 늘어났을 것이다. 워커는 『뉴욕 포스트』를 통해 자신의 데뷔 시즌을 회상했다. “첫 훈련 날이었다. 스티브 클리포드 감독이 나에게 오더니 말했다. ‘워커, 너는 올스타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네가 열심히 해야 돼’라고 동기부여를 했다.” 클리포드 감독이 워커의 잠재력을 보고 그의 성장을 도왔다고 볼 수 있다.

워커는 대학 시절부터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였다. 지난 2015-16시즌, 샬럿에서 한솥밥을 먹은 코트니 리는 “그는 아무도 보지 않아도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하는 선수다. 그가 그렇게 하는 걸 여러 번 봤다. 그는 정말 좋은 선수다”라고 말할 정도.

워커의 열정은 코트 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그러나 몸이 열정을 따라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잦은 부상으로 코트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 것. 한때 워커는 오프시즌 동안 샬럿 스태프에게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NBA에서 가장 훈련을 열심히 할 거야”라는 내용의 문자였다. 부상으로 함께 하지 못했던 아쉬움과 미안함을 표현한 것이다. 클리포드 감독은 이에 큰 감동을 하였다고 한다.

실제로 워커의 마인드는 ‘성실함’으로 똘똘 뭉쳐있다. “매년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는다. 처음 NBA 무대를 밟을 때, 많은 이들이 나를 부정적으로 봤다. 하지만 나만의 플레이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성취감을 느끼면서 성장했다.”
 
3점슛
워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3점슛’이다. 데뷔 초기 보잘것없었던 그의 외곽슛 능력이 현재는 리그 정상급 수준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지난 2017 올스타전 3점슛 콘테스트에는 결승전까지 나설 정도로 위력을 뽐냈다.

드래프트 전문 사이트 『NBADraft.net』은 워커의 데뷔 전 스카우팅 리포트를 다음과 같이 작성했다. “미드-레인지 게임을 향상시켜야 한다. 슈팅 폼은 좋으나 먼 거리에서 더욱 잘 넣어야 한다. 외곽 슈팅은 불안한 경우가 있다.” 실제로 워커는 대학 시절 3점슛 성공률 32.5%를 기록했다. NBA보다 거리가 짧은 대학 무대에서 그리 높지 않은 성공률을 기록한 것. 프로 무대에서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예상대로 그는 프로 무대에 와서 고전하기 시작했다. 외곽슛이 말을 안 들었다. 데뷔 시즌 3점슛 성공률 30.5%, 이듬해 32.2%를 기록했다. 데뷔 첫 4시즌 동안 평균 31.8%에 그쳤다. 외곽슛이 들어가지 않자 그의 장기인 기민한 플레이도 잃고 말았다. 무리한 플레이로 턴오버, 야투 난조 등이 이어졌다. 해당 기간 야투 성공률은 39.5%에 그쳤다. 팀 내 1옵션 가드로서 기대 이하의 야투 적중률이었다.

그러던 중 샬럿은 2015-16시즌 전 브루스 크루이처 코치를 영입했다. 그는 샬럿에서 코치 생활을 했던 마크 프라이스의 슈팅 아카데미에서 활동했던 인물. 슈팅 강사로 이름을 널리 알린 코치였다. 이미 NBA D-리그와 필라델피아 76ers 코치 경험이 있어 프로 선수들을 가르치는 데 문제도 없었다.

맨 처음 크루이처 코치는 워커의 점프슛 영상을 분석했다. 이를 보더니 슈팅 궤적이 더욱 직선으로 날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슛을 셋업하는 동작을 살짝 올리기로 결정했다.
원래 워커는 공을 머리에 바짝 붙이고 슛을 던졌다. 하지만 크루이처 코치는 팔을 조금 더 올리라고 주문했다. 오른쪽 위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팔을 올렸다. 이와 함께 크루이처 코치는 풋워크에도 변화를 주라고 언급했다.

워커는 변화된 슈팅 폼에 적응하지 못했다. 워커는 “오프시즌 동안 새로운 슛 폼을 익히기 어려웠다. ‘잘할 수 있을까?’ 의문도 들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언급했듯 그는 누구보다 성실한 선수다. 그의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여름 동안 체육관에서 살았다. 기복을 없애고 싶었다. 3점슛을 장착하면 다른 레벨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라면서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워커는 슛 폼을 바꾸기 전 2014-15시즌 3점슛 성공률 30.4%를 기록했다. 그러나 슛 폼 교정 이후 37.1%까지 치솟았다. 올 시즌에는 39.9%를 기록, 커리어하이 수치를 찍었다. 리그 평균 이하의 슈터에서 평균 이상의 슈터로 발돋움했다. 의구심을 품었던 워커는 이후 “내 커리어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변화였다”며 활짝 웃었다.

이러한 변화에 워커는 『Bleacher Report』와의 인터뷰에서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리그에 입성한 이후 숫자로 주목받아본 적이 없다. 성공 횟수와 성공률 등은 나와 별개의 영역이었다. 데뷔 첫 2시즌이 특히 그랬다. 늘 향상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한순간에 바뀔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내 모든 걸 쏟아부으며 인내한 결과다.”

외곽슛이 좋아지자 워커의 생산성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크루이처 코치는 “외곽슛을 장착하면 공간은 열리게 된다. 상대는 워커에게 가까이 붙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워커는 여러 공격 옵션을 보여주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워커 역시 “외곽슛이 골밑 돌파에 큰 도움을 준다. 동료들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된다. 픽앤롤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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