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민재 기자] NBA는 82경기를 치른다. 백투백 경기가 한 시즌에 수십차례가 있을 정도로 체력적인 소모가 크다. 따라서 선수들에게 휴식과 먹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먹는 것은 일반인처럼 먹으면 안 된다. 철저한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 생명과도 같은 몸 관리에 많은 선수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채식주의자
붉은 고기를 피하는 선수들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그런데 아예 고기 자체를 먹지 않는 선수들도 있다. ‘채식주의’를 선호하는 이들이 그 주인공. 근육질로 뒤덮인 NBA의 채식주의자는 누가 있을까.

가장 열정적인 채식주의자는 윌슨 챈들러다. 2007 신인 드래프트 전체 23순위로 뽑힌 챈들러는 폭발적인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 하지만 그의 앞길을 항상 막았던 건 부상이었다. 엉덩이, 햄스트링, 어깨 등 크고 작은 부상으로 매번 고생했다. 특히 지난 2015-16시즌에는 부상으로 단 1경기도 뛰지 못하는 아픔도 겪었다.

챈들러는 부상을 떨쳐내기 위해 노력했다. 트레이닝 룸에서 살다시피 했다. 하지만 뭔가 부족했다. 또 다른 습관을 바꾸고자 했다. 바로 식습관이었다. 그는 지난 2016년 6월부터 몇 안 되는 비건(vegan)이 되었다. “항상 좋은 식습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심한 부상을 입은 이후 신체 염증을 덜어줄 식단이 필요했다.” 챈들러가 비건이 된 이유다.

채식주의자는 여러 유형이 있다. 그중 비건은 완전 채식주의자를 뜻한다. 고기뿐만 아니라 우유, 달걀도 먹지 않는다고. 어떤 이들은 실크나 가죽 등 동물에게 얻는 것들도 사용하지 않는다.

채식주의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가 있다. 육류를 먹지 않아 영양 섭취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챈들러는 이와 상관없이 비건이 된 이후 몸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회복 속도가 빨라졌다. 몸 상태도 더욱 좋다. 코트에서 더욱 폭발적인 움직임을 펼칠 수 있다.” 챈들러의 말이다.

하지만 어려운 점도 있다. NBA 일정은 힘들기로 유명하다. 정규리그 82경기 동안 홈과 원정을 오가며 경기를 치른다. 2일 연속 원정 일정을 위해 새벽 비행기에 오르기도 한다. 특히 원정길을 떠나면 숙소부터 체육관까지 모두 익숙하지 않을 곳일 터. 특히 채식주의자인 챈들러에게 원정길은 고난의 연속이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고기를 먹는 이들은 기내나 호텔에서 제공하는 음식을 먹으면 된다. 이도 안 되면 숙소 근처 레스토랑을 가면 된다. 하지만 채식주의자가 원정길을 떠나 자신이 원하는 음식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 챈들러는 “매번 원정길마다 힘들긴 하다”라고 말할 정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변의 도움을 받는다. 챈들러는 “예전에는 개인 요리사가 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는다”라며 “채식주의자 지인들도 식단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챈들러가 가장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과일이다. 체리, 포도 등 손이 덜 가는 과일들을 주로 먹는다. 단백질 섭취는 콩으로 한다. 경기 전과 후에 렌틸콩 등을 섭취한다. 챈들러는 “경기 전, 집 근처에서 음식을 사와 먹는다. 비건 파스타, 채소, 단백질 등이 그것이다. 만약 하프타임 때 간식을 먹게 되면 바나나 등 과일을 먹는다. 경기 후는 경기 전과 비슷하다. 체력을 소모했기 때문에 회복에 도움되는 음식으로 식단을 짠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는 사탕이나 초콜릿 등 단 음식을 먹을까. 챈들러는 “사탕을 좋아하는 편이다. 대신 초콜릿을 먹진 않는다. 아주 가끔 단 걸 먹고 싶으면 스키틀스나 스타버스트를 먹는다”고 밝혔다.

한편, 그가 가장 좋아하는 레스토랑은 디트로이트에 있다. 그 식당에는 비건이 먹을 수 있는 여러 종류의 음식을 제공한다고. 아쉽게 그는 덴버에서 뛰고 있어 디트로이트에 자주 가진 못한다고 한다.

르브론의 파트너 제임스 존스도 채식주의자다. 2007년부터 채식주의자가 된 그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고기를 먹지 않게 되었다. 사실 그는 자신을 “육식주의자”라고 부를 만큼 육식을 즐겼다. 마카로니와 바비큐치킨은 그의 주식에 가까울 정도였다.

그러나 건강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존스는 “내 식습관은 정말 특이하다. 나는 디저트 먼저 먹는다. 그리고 사이드 디쉬를 먹었다”라면서 “식습관을 바로 잡고 싶었다. 감자, 아스파라거스, 브로콜리 등 건강한 음식을 먼저 먹고 싶었다. (육식을 하지 않아) 배고프긴 하다. 그러면 콩을 먹으면 된다. 생선과 두부도 잘 먹는다”라며 채식주의자가 된 배경을 밝혔다.

존스는 쌀과 오트밀 등 비교적 먹기 편한 음식으로 입문했다. 처음에는 고기를 멀리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점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채식에 익숙해졌지만 아직 어려운 점이 많다. 특히 챈들러와 마찬가지로 원정길을 떠났을 때 식사 해결이 가장 어렵다고 한다.

존스는 “원정길을 떠나 호텔에 도착하면, 룸서비스를 시키기 두렵다. 대부분 메뉴가 비싸기 때문이다. 한때 음식 5가지를 주문한 적이 있다. 데친 브로콜리, 아스파라거스와 쌀 등이 담긴 메뉴였다. 그런데 7만원 이상이 나왔다. 정말 놀랐다”라고 회상했다.

글렌 데이비스도 채식주의자다. 케빈 가넷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빅베이비’ 말이다. 데이비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큰 몸집이다. 큰 체구에도 기민한 플레이와 귀여움이 돋보이는 선수였다.

그러나 그의 커리어는 오래가지 못했다. 발목과 발 등 그의 하체가 큰 몸집을 버티지 못한 탓이다. 2014-15시즌 이후 코트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데이비스는 “아직 은퇴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상 농구 코트를 떠났다고 볼 수 있다.

그런 그가 큰 결심을 했다. 바로 건강을 위해 채식을 선택했다. 데이비스는 『LA Times』와의 인터뷰에서 “가족력이 있다. 아버지는 55세에 심장마비로 돌아가셨고, 사촌 역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면서 채식을 선택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데이비스 역시 과체중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터. 채식과 함께 제2의 인생을 살아보기로 했다.

데이비스는 “(채식주의자가 된 뒤에) 몸이 더욱 가벼워졌다. 기분도 좋다. 발에 실리는 통증도 줄었다. 요즘에는 더욱 편하게, 더욱 맛있게 먹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사실 어렵긴 하다. 마인드 콘트롤도 해야 한다. 그러나 계속 이어가야 한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데이비스는 식단을 바꾸면서 10kg 이상 체중을 줄였다고 밝혔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먹는 음식만 바꾸면서 눈에 띄는 효과를 본 것. 그러면서 근력도 좋아졌다고 한다. 데이비스는 어느 때보다 가벼운 인생을 살고 있다.
 
BOX | 경기 후 식단
우리는 항상 운동을 마친 뒤 생각한다. “배고픈데 간식을 먹어도 될까?"라고 생각한다.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몸이 소중한 선수들에게 경기 후 식단도 매우 중요하다.
 
마이크 무스칼라 | 마이크 무스칼라는 경기 후 ‘회복’에 초점을 맞춘다. “경기 후에는 체력 회복에 도움이 되는 음료와 식사를 챙긴다. 원정경기 없이 집에 오는 날에는 몇 가지 음식을 먹고 바로 잔다. 안 먹는 거보다는 먹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물론 몇 가지 몸에 도움이 안 되는 것들이 많다. 사탕이나 초콜릿 같은 거다. 그리고 크림파스타도 좋지 않다.”
 
자레드 더들리 | 자레드 더들리는 초코칩을 굉장히 좋아한다. 4쿼터만 되면 초코칩을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고. 하지만 그에게 원칙이 있다. 더들리는 “원정 경기를 이겼을 때 초코칩 딱 한 개만 먹는다. 몸에 좋은 음식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더들리가 속한 피닉스 선즈는 올 시즌 원정에서 9번밖에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단 9개의 초코칩만 먹을 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만약 경기 이후 원정 일정을 떠나게 되면 도시락을 챙겨 다닌다. 기내나 호텔 음식은 모두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스티브 헤스 | 덴버 너게츠의 스티브 헤스는 스트렝스 & 컨디셔닝 코치로 20여 년간 활약했다. 선수들의 몸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 터. 그가 추천하는 경기 후 식단은 바로 연어와 녹색 채소(브로콜리, 케일, 청경채, 시금치 등)다. 헤스 코치는 “연어는 단백질과 몸에 필요한 지방을 담고 있다. 체력을 회복하는 데 좋다”고 말한다.

이어 “녹색 채소는 슈퍼푸드다. 비티만과 칼슘, 베타카로틴, 철분, 칼륨, 단백질 등을 포함한다”라며 강력하게 추천했다.

헤스 코치는 기름진 것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자나 치킨윙 등 모든 기름진 것은 피해야 한다. 단 음식은 에너지를 내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매번 섭취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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