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승기 기자] 사랑이 꽃피었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올스타 포워드 케빈 러브(28, 208cm)가 기나긴 슬럼프의 늪에서 탈출했다.

18일(이하 한국시간) 클리블랜드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7 플레이오프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1차전에서 캐벌리어스가 보스턴 셀틱스를 117-104로 제압하고 웃었다.

러브는 이날 32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팀 승리에 크게 공헌했다. 특히 3점슛 9개 중 6개를 넣을 만큼 뜨거운 손끝 감각을 자랑했다.

그간 러브는 매우 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평균 15.5점 9.3리바운드 FG 41.5%에 그쳤고, 2라운드에서는 12.0점 9.0리바운드 FG 44.7%로 활약이 더 떨어졌다.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세 차례나 한 자릿수 득점에 머물기도 했다.

하지만 1차전에서는 펄펄 날았다. 자유투도 9개를 얻어냈을 만큼 적극성이 돋보였다. 그렇다면 러브는 어떻게 슬럼프를 탈피할 수 있었을까.

일차적으로는 보스턴의 낮은 높이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셀틱스에는 큰 선수가 거의 없다. 블록슛에 능한 선수도 없다. 상대의 높이에 고전했던 1, 2라운드와는 달리, 러브는 페인트존에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는 클리블랜드의 공격 전략을 꼽을 수 있다. 캐벌리어스는 경기 내내 의도적으로 미스매치를 유발했다. 퍼리미터에서의 간단한 스크린 한 번으로 상대 수비를 스위치시켰다. 이 과정에서 러브는 알 호포드 대신 마커스 스마트, 에이브리 브래들리, 제이 크라우더 등 자신보다 키가 한참 작은 선수들과 매치업할 수 있었다.

수비를 아무리 잘하는 선수라도 체격조건의 열세는 극복하기 어렵다. 러브는 자신보다 작은 선수들을 상대로 포스트업 기술을 선보이며 쉽게 득점했다. 상대가 생각보다 잘 버티면, 그냥 그 수비수의 머리 위로 슛을 던져 넣었다.

세 번째는 트랜지션의 활용이다. 러브는 상대 수비가 갖춰지기 전에 빠르게 슈팅을 시도하며 본인만의 리듬을 찾았다. 이날 슛 감각(9/16)이 상당히 좋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었다.

네 번째는 르브론 제임스(38점 9리바운드 7어시스트)의 위력이다. 르브론은 돌파 이후 코너, 45도 등으로 빨랫줄 같은 패스를 쭉쭉 연결해줬다. 덕분에 러브 또한 여러 차례 오픈 슈팅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NBA 레전드' 배런 데이비스 역시 르브론의 존재감을 높이 샀다. 그는 경기 후 분석방송을 통해 "러브가 32점이나 넣을 수 있었던 것은 르브론이 자유투 라인(페인트존 침투를 의미)에 있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캐벌리어스와 셀틱스의 시리즈 2차전은 2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1차전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한 러브가 2차전에서도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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