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빌리 도너번 감독은 할 수 있는 모든 라인업 변화를 이미 다 시도했다. 2차전 이후 플랜 수정은 완벽했으나, 벤치 대결에서 형편없이 밀리는 문제까지 해결할 수는 없었다. ⓒ NBA 미디어 센트럴

[루키] 이승기 기자 = "4차전 벤치 스코어 64-22"

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벼랑 끝에 내몰렸다. 24일(한국시간) 오클라호마시티 체서피크 에너지 아레나에서 열린 2017 NBA 플레이오프 서부 컨퍼런스 1라운드 4차전에서 접전 끝에 휴스턴 로케츠에 109-113으로 무너졌다.

이로써 로케츠는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 플레이오프 2라운드 진출에 1승 만을 남겨두게 됐다. 썬더는 또다시 후반 역전패를 경험, 절체절명의 탈락 위기에 내몰렸다.

오클라호마시티의 가장 큰 문제는 '벤치 대결 타임'에서 번번이 압도 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1차전부터 4차전까지 매번 똑같이 반복되는 결정적인 약점이다.

패턴은 늘 비슷하다. 썬더의 주전 선수들이 1쿼터 10점 가량의 리드를 따낸다. 2쿼터 초반 벤치 대결에서 완전히 밀리며 리드를 까먹는다. 선발진이 다시 나와 점수를 또 벌리면, 3쿼터 막판부터 4쿼터 초반 사이 벤치 멤버들이 기어이 역전을 허용한다. 이에 4쿼터는 초접전으로 전개되고, 결국 썬더가 패한다.

4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오클라호마시티는 1쿼터 중반과 3쿼터 중반 분위기를 주도하며 10점 가량의 리드를 안았으나, 벤치 멤버들이 투입되기만 하면 점수를 모두 날려버리곤 했다.

특히 러셀 웨스트브룩의 백업 문제가 심각하다. 시리즈 내내 노리스 콜, 세마지 크리스턴 등이 등장하기만 하면 모든 리드가 마법처럼 사라진다. 결국 웨스트브룩은 땀을 식히기도 전에 다시 투입되고, 휴식을 취하지 못한 탓에 4쿼터 막판 방전을 겪는다.

웨스트브룩은 4차전에서 39분간 코트를 누볐다. 이 시간 동안 썬더는 +14점의 득실 마진을 따냈다. 하지만 웨스트브룩이 벤치에서 쉰 9분이 문제였다. 해당 9분 동안 오클라호마시티는 -18점의 득실 마진을 남겼다. 이 -4점은 고스란히 최종 스코어에 반영됐다.

휴스턴은 리그 최고의 벤치를 지닌 팀 중 하나다. 에릭 고든과 루 윌리엄스, 네네로 이어지는 라인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하다. 로케츠는 2차전에서 50-24, 4차전에서 64-22로 벤치 스코어 완승을 거두며 승리를 쟁취했다.

벤치 대결에서 이렇게 일방적으로 밀려서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 하지만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오클라호마시티는 과연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4차전까지의 경기 내용을 복기해보면, 이미 틀린 것 같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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