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 "이게 네네야, 아마레야?"

휴스턴 로케츠가 먼저 3승을 따냈다. 24일(한국시간) 오클라호마시티 체서피크 에너지 아레나에서 열린 2017 NBA 플레이오프 서부 컨퍼런스 1라운드 4차전에서 접전 끝에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113-109로 제압하고 웃었다.

이로써 로케츠는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 플레이오프 2라운드 진출에 1승 만을 남겨두게 됐다. 썬더는 또다시 후반 역전패를 경험,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렸다.

로켓단 승리의 일등공신은 단연 네네였다. '더 맨' 제임스 하든(16점 7리바운드 8어시스트 7실책 FG 5/16)이 극도로 부진한 상황 속에서 팀을 지탱했다. 플레이오프 커리어-하이인 '28점'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10리바운드를 곁들였다. 또, 12개의 야투를 던져 100%의 적중률을 기록할 정도로 신들린 경기력을 선보였다.

에릭 고든(18점 8리바운드 2블록 3점슛 4개)과 루 윌리엄스(18점 7리바운드)의 분전도 빛났다. 두 선수는 '벤치 타임'의 수호신이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벤치 멤버들은 이들에게 호되게 당하며 번번이 모든 리드를 까먹고 말았다. 썬더 입장에서는 이것이 결정적인 패인이 됐다.

OKC의 '초인' 러셀 웨스트브룩은 35점 14리바운드 14어시스트로 대활약했다. 3경기 연속 트리플-더블. NBA 플레이오프 역사상 3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유일한 선수는 1967년 윌트 체임벌린이었다. 이제 웨스트브룩이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놀랍게도, 웨스트브룩은 전반에 이미 17점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지난 20년의 플레이오프를 통틀어 전반에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선수는 웨스트브룩이 최초다. 그러나 팀 패배로 인해 빛을 잃고 말았다.

1쿼터 초중반은 오클라호마시티의 분위기였다. 강력한 골밑 장악에 이은 트랜지션 오펜스를 활용해 흐름을 탔다. 기세에 눌린 휴스턴은 실책을 연발할 뿐이었다. 1쿼터 종료 2분 30초 전, 썬더는 알렉스 아브리네스의 3점슛으로 26-15로 앞서 나갔다.

1쿼터 마지막 2분. 양 팀의 벤치 멤버들이 투입됐다. 언제나 그랬듯, 오클라호마시티의 벤치 자원들은 선발 라인업이 벌어놓은 리드 폭을 까먹기 시작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마지막 2분 동안 0점에 그치며 7점을 헌납했다. 이대로라면 역전은 시간 문제였으나, 다행히(?) 1쿼터 종료 버저가 먼저 울렸다. 썬더가 26-22로 우위를 지켰다.

2쿼터 초반 휴스턴이 계속 따라붙자, 오클라호마시티는 웨스트브룩을 투입해 반등을 노렸다. 웨스트브룩은 순식간에 세 개의 어시스트와 스틸 하나를 만들어내며 경기 흐름을 바꿔버렸다. 하지만 휴스턴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내외곽을 넘나드는 파상공세를 앞세워 끈질기게 추격했다. 특히 에릭 고든과 네네가 힘을 냈다. 양 팀은 한동안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2쿼터 막판 오클라호마시티는 웨스트브룩의 경기 운영에 모든 것을 맡겼다. 웨스트브룩은 전반에만 17점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트리플-더블을 올려 홈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에 힘입은 썬더는 58-54로 리드하며 전반을 마쳤다.

3쿼터 초반, 털보와 로켓단은 썬더 선수들의 수비에 당황해 실책을 쏟아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몇 차례의 수비 성공 후, 이를 차곡차곡 득점으로 연결하며 70-56, 14점 차로 달아났다. 

이때 휴스턴의 네네가 전성기 뺨치는 활약을 펼치며 잠든 팀 전체를 살려냈다. 3쿼터 중반, 로케츠는 패트릭 베벌리와 고든의 3점슛, 네네와 루 윌리엄스의 골밑 득점 등을 묶어 순식간에 12-0을 기록, 2점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급격한 야투 난조를 겪은 오클라호마시티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다. 인사이드 수비를 재정비한 뒤, 침착하게 슛 기회를 만들어내며 문제를 해결해나갔다. 점수 차는 다시 75-68로 벌어졌다. 이후 오클라호마시티는 막판 2분 '벤치 타임'을 생각보다 잘 버텨내며 3쿼터를 77-73으로 앞선 채 끝냈다.

문제는 4쿼터 초반이었다. 썬더는 벤치 대결에서 또다시 완패하고 말았다. 휴스턴은 라이언 앤더슨과 베벌리의 연속 3점, 윌리엄스의 '러너' 바스켓 카운트로 순식간에 경기를 82-79로 뒤집어버렸다. 오클라호마시티는 4쿼터 시작 2분 만에 부랴부랴 웨스트브룩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웨스트브룩은 3점슛과 어시스트를 묶어 곧바로 리드를 되찾아왔다.

이후는 초접전으로 전개됐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계속됐다. 휴스턴은 네네와 하든의 인사이드 득점에, 오클라호마시티는 웨스트브룩의 개인기에 의존했다. 근소한 리드를 잡은 로케츠는 안드레 로벌슨(자유투 2/12)에게 반칙 작전을 시작했다. 자유투가 약한 로벌슨은 계속해서 자유투를 실패했다. 파울 작전이 성공한 덕분에 휴스턴은 100-95로 앞서 나갈 수 있었다.

경기 종료 1분 30초 전, 휴스턴은 106-103으로 앞섰다. 웨스트브룩과 아담스의 호흡이 맞지 않아 실책이 나왔다. 하든은 올라디포의 호수비 위로 클러치샷을 작렬시켰다. 경기 종료 42초 전 휴스턴이 108-103, 5점 차로 점수를 벌렸다.

썬더는 아담스의 자유투 1구와 웨스트브룩의 초장거리 3점슛으로 1점 차로 따라붙었다. 로케츠는 네네가 바스켓 카운트를 터뜨리며 다시 111-107로 앞섰다. 이제 남은 시간은 11초에 불과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끝까지 저항해봤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또, 종료 7초 전 2점 차 상황에서 심판이 하든의 공격자 반칙을 못 본 것도 아쉬웠다.

한편, 로케츠와 썬더의 시리즈 5차전은 26일 휴스턴에서 열린다. 휴스턴이 시리즈를 마무리 지을 것인지, 오클라호마시티가 반격의 1승을 거둘 것인지 궁금하다.

사진 제공 = 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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