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김영현 기자] ‘삼성의 슈터’ 임동섭이 부진을 떨쳐내고, 외곽에서 활력을 불어넣었다.

서울 삼성 썬더스가 7전4선승제로 치러지는 2016-2017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이하 PO, 챔프전)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1차전을 내줬지만, 곧바로 2차전을 잡아내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동률을 이뤘다. 

삼성은 6강, 4강 PO를 차례로 치러 1, 2차전이 연이어 열리는 챔프전에서 체력 부담이 컸는데, 동률을 이뤄낸 후 안방인 잠실로 이동하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

이날도 역시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골밑을 장악했다. 6강 PO부터 챔프전에 이르기까지 매 경기 더블더블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이날 경기서 후반에만 22점을 몰아넣으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매치업 상대 데이비드 사이먼이 발목 상태가 안 좋았지만, 상대성을 떠나 라틀리프는 슛 거리를 늘려 공격 옵션을 다양하게 가져가는 등 진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으로서는 라틀리프를 지원사격해줄 외곽의 활약이 중요했다. 이는 정규리그서부터 이어진 삼성의 승리 공식이었다. 

2차전에서는 슈터 임동섭이 내외곽의 밸런스를 맞춰줬다. 이날 팀이 적중시킨 3점슛 5개 중 4개가 그의 손에서 나왔다. 총 3점슛 4개 포함 18점(3점슛 적중률 44%) 2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1차전의 부진을 씻고, 팀 승리에 이바지했다.

임동섭은 팀 내 유일한 슈터로서 부담이 컸다. 물론 문태영, 김준일이 3점슛을 시도하는 횟수가 늘어나 역할을 분담하긴 했지만, 확실한 슈터는 임동섭 한 명이다. 라틀리프가 매 경기 골밑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임동섭의 활약에 따라 팀 승패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슛도 슛이지만, 그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부터 슈팅가드를 소화하면서 리딩에 대한 부담과 상대 슈팅가드를 수비해야 한다는 압박이 컸다. 때로는 2번(슈팅가드), 3번(스몰포워드)을 오가기도 하는데, 상황에 따라 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도 본인에게는 숙제였다.

특히 상대팀 KGC인삼공사의 경우, 리그 최고의 슈팅가드이자 팀 내 에이스인 이정현이 있어 그로서는 수비에 대한 압박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이에 팀은 식스맨 이관희와 이동엽을 적절히 기용해 임동섭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고자 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PO 들어 선수들과 한 번씩 미팅을 하지만, (임)동섭이와는 일부러 하지 않는다. ‘부담가지지 말고 편하게 슛을 쏴라’고 말해도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므로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임동섭을 묵묵히 지지한 바 있다.

이 감독의 계속된 믿음에 임동섭은 부담을 떨쳐내고, 팀의 유일한 슈터로서 자존심도 지켰다. 막중한 부담감 속에 프로 첫 챔프전을 치르는 그는 부담을 이겨내는 법도 배워가고 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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