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 "고집 버리니 바로 이기네!"

토론토 랩터스의 드웨인 케이스(60) 감독이 과감한 로테이션 변화를 통해 팀 승리를 일궈냈다.

23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는 밀워키 벅스와의 2017 플레이오프 1라운드 4차전에서 87-7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토론토는 시리즈 전적 2승 2패를 기록,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랩터스에는 재능 넘치는 선수가 많다. 하지만 그간 케이시 감독은 검증된 선수만 활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2년차 신예 노먼 파월(23, 193cm)을 그리 중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정규리그에서 파월의 출장시간은 평균 18.0분에 그쳤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마찬가지. 파월은 1차전 6분, 2차전 0분, 3차전 15분밖에 뛰지 못했다. 이에 토론토 팬들은 "파월을 더 중용하라"며 목소리를 높여왔다. 공수 양쪽에서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

이러한 원성을 들은 것일까. 케이시 감독은 4차전에서 드디어 파월을 주전으로 내세웠다. 기존 선발 센터였던 요나스 발렌슈나스를 벤치로 내리고, '3 가드' 시스템을 들고 나온 것이었다.

이는 대성공이었다. 파월은 무려 34분간 코트를 누비며 12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활약했다. 3점슛은 세 개를 시도해 모두 넣었다. 이날 토론토는 총 22개의 3점슛을 던져 고작 5개만 넣었는데, 그중 3개가 파월의 손에서 나온 것. 가뭄의 단비나 마찬가지였다.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스크린을 서는 등 궂은일도 도맡아했다.

장점인 수비에서 역시 빼어난 활약을 했다. 말콤 브록던(2점 FG 1/4)과 크리스 미들턴(10점 FG 4/13)을 번갈아 수비하면서도 에너지 레벨을 끝까지 유지했다. 덕분에 수비 부담을 덜어낸 더마 드로잔은 33점을 폭발시키며 팀 승리에 크게 공헌할 수 있었다.

발렌슈나스 기용도 돋보였다. 케이시 감독은 벅스의 식스맨 그렉 먼로 투입에 맞춰 발렌슈나스를 기용했다. 맞불작전을 놓은 것이다. 이 역시 성공적이었다. 랩터스는 발렌슈나스가 뛰었던 22분 동안 +11점의 득실 마진을 챙겼다.

밀워키는 뛰어난 신체조건을 지닌 팀이다. 그런 팀을 상대로 높이를 포기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케이시 감독은 과감한 '스몰볼' 활용으로 기동력과 백코트 수비를 끌어올리며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편, 양 팀의 시리즈 5차전은 25일 토론토에서 열린다. 벅스의 제이슨 키드 감독이 또 어떤 카운터 전술을 들고 나올지 궁금하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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