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진서 기자] 우리가 알던 공격수로 돌아왔다. 더마 드로잔(28, 토론토 랩터스)이 '야투율 0%' 충격에서 벗어났다. 밀워키 벅스와 플레이오프 1라운드 4차전에서 33점 야투율 54.5%를 쓸어 담았다. 팀이 시리즈 스코어 타이를 이루는 데 크게 한몫했다.

드로잔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BMO 해리스 브래들리 센터에서 열린 2017 NBA 플레이오프 1라운드 밀워키와 3차전서 33득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 4스틸을 기록했다. 야투 22개 던져 12개를 꽂았다. 54.5%에 이르는 고감도 적중률을 보였다. 자유투도 9개 얻어 모두 집어 넣었다. 팀이 87-76으로 이기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시리즈 스코어 1승 2패로 끌려가던 토론토는 1옵션 스윙맨의 퍼포먼스를 앞세워 2승 2패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적지에서 반격 실마리를 마련한 모양새다. 

우리가 알던 드로잔으로 돌아왔다. 드로잔은 지난 21일 3차전에서 야투를 하나도 챙기지 못하는 최악의 슛 컨디션을 보였다. 그가 던진 야투 8개는 모두 림을 외면했다. 자유투로만 8점을 올렸다. 자존심을 크게 구겼다. 팀도 77-104, 27점 차 대패를 당했다. 드로잔 뿐 아니라 저조한 슛 감각을 보이는 주축 선수를 30분 넘게 투입한 드웨인 케이시 감독에게도 화살이 날라갔다. 함께 부진한 백코트 파트너 카일 라우리도 비판을 피할 순 없었다. 여러모로 '내상'을 크게 입은 3차전이었다.

0%라는 수치는 경기가 끝난 뒤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다. '에버리지'라는 현장 용어가 있다. 아무리 컨디션 기복이 있어도 48분이 지나면 평균 기록에 수렴하는 성적표를 손에 쥔다는 일종의 흐름 또는 믿음이다. 야구에서 많이 쓰이는 용어지만 농구에서도 가끔 언급된다. 야구는 일반적으로 한 시즌을 기준으로 이 개념을 적용한다. 그러나 농구에선 1일, 일주일 등 채택 기준이 다소 짧다. 

드로잔은 이 같은 에버리지를 전혀 챙기지 못했다. '점수'와 관련된 부문이라 더 뼈아팠다. 평균 득점에 관한 한 리그 최정상급으로 분류되는 선수들은 전반에 부진하더라도 하프타임에 자신의 플레이를 복기한 뒤 후반에 나선다. 이후 자유투와 속공, 'A패스'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평균 숫자를 챙기는 반등세를 보인다. 시즌 중에도 수차례 볼 수 있는, 일반적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흐름이다. 그러나 드로잔은 예외였다. 전·후반 내내 갈피를 잡지 못했다. 3점슛 빼고 모든 무기를 보유했다는 동부 최고 공격수가 야투 점수를 1점도 올리지 못했다. 그것도 플레이오프라는 큰 경기에서 이 같은 플레이가 나왔다. "드로잔의 한계, 더 나아가 토론토의 한계가 얼핏 보였던 경기"라는 평가도 무리가 아니다. 

4차전에서 자존심을 '조금' 회복했다. 장기인 스크린 활용 후 반 박자 빠른 롱2 지역 중거리슛이 빛을 발했다. 서지 이바카, 더마레 캐롤, P.J. 터커가 조력자로 나섰다. 이들은 속공 상황에서 드래그 스크린, 야니스 안테토쿰보-마이클 비즐리 등 키 큰 밀워키 포워드 라인을 무력화시키는 백 스크린 등으로 에이스 슛 감각 회복에 앞장섰다. 드로잔도 화답했다. 그는 이날 코트 마진 +16점을 기록했다. 코트를 누빈 39분 동안에는 확실히 팀의 리드를 지키고 점수 차를 벌리는 데 한몫했다.

사진 제공 = 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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