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민재 기자] 보스턴 셀틱스의 3차전 승리에는 케빈 가넷(40)의 도움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2017 플레이오프 1라운드 3차전 시카고 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04-87로 이겼다. 보스턴은 1, 2차전에서 패배한 뒤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었다. 시리즈를 이기기 위해서 1승이 절실했다. 그러한 절실함이 코트에서 드러났다. 1쿼터 33-15로 출발한 보스턴은 2쿼터에 다소 밀렸으나 후반전에 다시 힘을 내면서 플레이오프 첫 승리를 신고했다.

보스턴 이번 시리즈 동안 '베테랑의 리더십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에이브리 브래들리는 2차전 이후 "경기 도중 주위를 돌아볼 때마다 우리 선수들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자신들을 자책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라존 론도가 '보스턴은 경기를 포기했어'라는 말이 들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보스턴의 에이스 아이재아 토마스는 최근 여동생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토마스뿐만 아니라 팀 전체의 분위기가 다운된 것은 당연할 터. 분위기 반전을 위해 보스턴에서 활약했던 가넷이 나섰다.

ESPN에 따르면 가넷은 선수들의 의지를 북돋게 하는 영상을 찍었다고 한다. 가넷 특유의 에너지와 자신감을 영상에 담아 후배들에게 전달했다. 선수들은 이를 본 뒤 코트로 나섰다는 후문.

브래들리는 "가넷이 라커룸에 있는 것처럼 느꼈다"라며 "경기 전 영상 덕분에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그는 예전에 보스턴 유니폼을 입고 리더 역할을 했다. 그는 여전히 셀틱스 가족이다"라며 영상을 보고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고 밝혔다. 

제이 크라우더 역시 "가넷의 영상은 동기부여에 정말 큰 도움이 됐다. 가넷은 우리가 함께 즐기지 못한다는 점을 꼬집었다. 플레이오프에서 즐겨야 한다고 강조했다"라며 "그는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어 보냈다. 우리는 이를 스피커로 연결해 매우 크게 들었다. 이를 듣고 모두가 의지를 다졌다"고 밝혔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레전드 가넷은 지난 2007-08시즌부터 2012-13시즌까지 총 6년간 보스턴에서 뛰었다. 30세가 넘은 뒤 우승을 위해 보스턴으로 안착했다. 이적 후 그는 기존의 에이스 역할을 버리고 수비에 집중했다. 궂은일에 신경 쓰며 우승에만 신경을 쏟았다. 그 결과 2008 NBA 파이널에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는 누구보다도 경기에 대한 열정이 뜨거운 선수다. 풀이 죽은 보스턴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 터. 이를 위해 직접 동영상을 찍어 선수들에게 건넸고, 선수들 역시 도움이 되었다.

보스턴은 3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2라운드 진출에 대한 희망을 살렸다. 시카고는 현재 라존 론도가 부상으로 1라운드 복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언제든지 분위기 반전을 이끌 수 있다. 과연 선수들이 3차전 승리의 자신감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보스턴의 플레이오프는 이제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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