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 '패배 자초?'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3쿼터 중반 24점차까지 앞섰으나, 이를 모두 날려버리고 패했다.

골든스테이트는 7일(이하 한국시간) 오클랜드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2016-17시즌 정규리그 경기에서 멤피스 그리즐리스에게 연장 접전 끝에 119-128로 역전패했다.

4쿼터 막판, 케빈 듀란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를 했다. 명백한 판단 미스였다. 이는 동점 허용 및 패배의 단초가 됐다.

(※ 저작권 문제로 인해 리그패스 캡처 화면 및 동영상을 보여드릴 수 없는 점, 양해 바랍니다.)

상황은 4쿼터 종료 37초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워리어스는 4쿼터 시작 시 19점차 리드를 안고 있었으나, 멤피스에게 맹추격을 허용한 끝에 111-109, 2점차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이번 공격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했다. 실패한다면 동점 내지 역전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골든스테이트의 선택은 '간판스타' 스테픈 커리였다. 드레이먼드 그린은 커리에게 공을 넘겼다. 그런데 옆에 있던 듀란트가 공을 요구했다. 자신이 끝내겠다는 신호였다.

잠시 망설이던 커리는 결국 듀란트에게 패스했다. 그런데 그냥 얌전히 공을 넘겨준 게 아니었다. 굉장히 신경질적인 반응과 함께 공을 휙 던졌다. 누가 봐도 살짝 짜증이 난 것 같았다.

공을 잡은 듀란트는 의아하게도 바로 공격을 개시하지 않았다. 동료들에게 공간을 넓혀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선수들이 넓직하게 섰다. 그 사이 시간이 많이 흘러버렸다. 37초 남아있던 시간은 어느새 24초 안쪽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듀란트의 선택은 돌파도, 중거리슛도 아니었다. 그냥 정면 3점슛이었다. 심지어 잭 랜돌프의 수비를 달고 던졌다. 당연히 실패. 리바운드는 멤피스가 잡았다. 허무한 야투 실패로 상대에게 공격권과 마지막 20초를 넘겨줬다.

이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렇게 황당한 슛을 던질 것이라면, 최대한 빨리 던졌어야 했다. 그래야 슛을 실패해도 상대의 공격(24초 이내) 이후 다시 한 번의 공격권을 더 가져올 수 있다.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낸다면 금상첨화였을 테고 말이다.

그런데 듀란트가 시간을 13초나 의미없이 허비해버린 바람에, 슛 실패 이후 워리어스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냅다 3점슛을 던질 것이라면 왜 동료들에게 비켜달라고 한 것인지도 이해할 수가 없다.

이는 그린의 반응을 통해서도 잘 볼 수 있다. 듀란트의 슛 실패 후, 리바운드를 따낸 멤피스는 작전시간을 요청했다. 그린은 벤치로 들어가는 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갑자기 소리를 꽥 지르기도 했다. 그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린은 벤치에 앉아 듀란트에게 계속 뭔가를 설명했다.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말이다.

마지막 20초를 가져간 멤피스는 마이크 콘리의 점프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워리어스는 마지막 공격권을 허무하게 날렸고, 결국 연장전에 끌려가 패했다.

그린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챔피언이 되기 위해 바로잡아야 할 것이 많다. 아직은 챔피언에 어울리는 팀이 아니다"라며 실망감을 표출했다.

한편, 워리어스는 이번 시즌 31승 6패를 기록, 전체 승률 1위(83.8%)를 달리고 있다. 6패 중 2패를 멤피스에게 당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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