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민재 기자 =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크리스마스 매치 패배 이후 자기 생각을 밝혔다. “픽-앤-롤 플레이의 비중을 늘렸으면 한다. 내가 공격을 전개하는 것과 슛을 쏘는 두 가지 선택지를 가진 것이 우리팀의 강점이다.”

이번 시즌 커리는 작년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득점, 외곽슛 감각 모두 지난 시즌보다 떨어진다. 여기에 2대2 게임 비중까지 줄어들며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 과연 골든스테이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새로운 시도
골든스테이트는 이번 여름 케빈 듀란트를 데려왔다. 샐러리캡 여유가 부족한 골든스테이트는 앤드류 보거트, 해리슨 반즈 등 여러 선수들을 떠나보내며 팀을 개편했다. 새롭게 팀을 구성해야 하는 골든스테이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듀란트의 적응을 돕는 것이었다. 실제로 골든스테이트는 듀란트가 훈련에만 집중하도록 분위기 조성에 신경을 썼다. 

이러한 분위기는 시즌 초반에도 이어지고 있다. 의도적으로 듀란트의 공격 비중을 높이면서 그의 빠른 적응을 돕고 있다. 이는 스티브 커 감독의 말에서도 알 수 있다. 커 감독은 『SAN JOSE MERCURY NEWS』와의 인터뷰에서 "시즌의 절반 정도는 실험하는 기간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커 감독이 언급한 ‘실험’은 여러 가지가 있다. 전술, 용병술, 로테이션 등이 이에 해당할 터. 그중 눈에 띄는 부분은 전술이다. 지난 시즌과 가장 달라진 점은 2대2 게임을 줄이고 공이 없을 때의 비중을 높인 것이다.

듀란트의 지난 2015-16시즌 공격 비중을 보면 픽-앤-롤(19.0%)이 가장 많았고, 이어 트랜지션(15.1%)과 아이솔레이션(14.9%), 오프-스크린(14.1%)이 차례로 자리 잡았다. 픽-앤-롤과 함께 공이 없을 때의 스크린을 받아 움직이는 패턴이 효과적이었다는 의미.

이를 위해서 골든스테이트는 2대2 게임 비중을 줄이고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사실 골든스테이트는 지난 시즌 2대2 게임 비중이 리그 최하위였다. 시도 자체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이를 더욱 줄였다. 의도적인 변화였다.

이는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다. 현재 골든스테이트는 리그에서 30승 고지를 가장 먼저 밟은 팀이 되었다. 경기력도 나쁘지 않다. 듀란트의 평균 득점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시절과는 큰 차이가 없지만 야투 성공률과 3점슛 성공률 모두 올라갈 정도로 효율성이 커졌다.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최근 NBA의 트렌드는 2대2 게임이다. 2명이 펼치는 연계 플레이가 중요해졌다. 이를 이끌 볼 핸들러의 중요성이 커진 것은 당연한 이야기. 현재 리그를 이끌어가는 스타 중 가드가 많은 이유다.

하지만 2대2 게임의 비중만큼 효율성이 높은 편은 아니다. NBA.com은 공격 타입을 10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그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게 픽-앤-롤이다. 그러나 그 효율성은 높지 않다.

포제션당 득점 기대치(PPP)를 보면 알 수 있다. PPP는 한 번의 포제션에서 기대할 수 있는 득점을 말한다. 리그 평균 PPP는 2010-11시즌부터 일정했으나 픽-앤-롤의 수치는 점점 감소했다. 올 시즌에는 지난 시즌(0.904점)보다 낮은 0.88점을 기록 중이다. 이는 수비 전술의 발전(탐 티보도 감독이 고안한 아이스 디펜스 등)과 함께 공격력 뛰어난 빅맨이 감소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2016 MIT 슬로언 스포츠 애널리틱스 컨퍼런스에서 '최고의 데이터 분석 구단'으로 뽑혔다. 美 프로스포츠 구단 중 가장 분석에 능한 팀으로 선정됐다. 골든스테이트는 픽-앤-롤에 대한 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터. 2대2 게임을 줄이고 효율 높은 플레이에 집중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골든스테이트가 선택한 패턴은 바로 오프-스크린과 컷이다. 두 공격 모두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을 살리는 패턴이다. 오프-스크린의 비중은 작년 대비 11.8%에서 13.4%로 늘어났고, 컷은 10.7%에서 13.2%가 되었다. 

비중이 증가한 만큼 PPP 향상으로 이어졌다. 오프-스크린과 컷은 각각 점수가 오른 반면, 픽-앤-롤은 그 수치가 줄었다. 지난 시즌, 많은 팀이 골든스테이트 2대2 게임 수비에 온 힘을 쏟았다. 그러면서 상대팀이 골든스테이트의 습관과 전략을 꿰뚫게 되었다. 골든스테이트 2대2 게임이 점점 위력을 잃은 이유다. 

대신 살린 부분이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이다. 커리와 듀란트, 클레이 탐슨이 움직이는 공격을 막기란 쉽지 않다. 여기에 가드급의 패싱 센스를 갖춘 드레이먼드 그린까지 버티고 있는 상황. 코트를 넓게 쓰면서 다중 스크린이 연속해서 나온 결과 득점 확률 역시 높아졌다.

타 팀 역시 2대2 게임 비중을 줄이고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을 살릴 수 있다. 하지만 말이 쉽지 이를 실현하기엔 어렵다. 타 팀은 2대2 게임을 해야 수비수의 시선을 끌 수 있다. 하지만 골든스테이트의 빅3는 움직이기만 해도 상대에게 위협을 줄 수 있다. 가드가 움직이고 빅맨이 볼을 배급하는 시스템도 상당히 효율적인 움직임. 골든스테이트의 전력과 패턴 플레이가 어우러지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②편에서 계속

사진 제공 = 언더아머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