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①편에 이어..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

나카무라 타이치라는 선수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한다. 다만 이상범 감독으로부터 가능성 있는 선수라는 이야기는 들었다. 이 감독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선수를 잘 데려왔다고 본다. 과거 고교 시절에 지도자와 선수로 인연을 맺은 경험이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그만한 선수를 사실 연봉 5천만원에 데려오는 것은 쉽지 않다. 이상범 감독이나 DB 입장에서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아시아쿼터제에 대해 딱히 생각해보지 않았다. B.리그 구단(선 로커스 시부야)과 파트너십 협약도 맺고 있지만 지금 당장 일본 선수를 영입할 계획은 없다. 아시아쿼터로 일본 선수를 데려온다고 해도 줄 수 있는 연봉 액수가 적을 수밖에 없는데 그 정도의 연봉에 오는 선수라면 팀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 그 정도의 선수는 현재 우리 팀에도 많이 있다. 올 시즌은 외부에서 FA도 데려오고 서명진 같이 팀에 젊고 유망한 국내 선수들이 많아서 이들을 가르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안덕수 KB스타즈 감독

여자농구가 아닌 남자농구의 상황이라 깊게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단 아시아쿼터제가 좋은 제도라 생각한다. 그리고 아시아쿼터 대상을 일본만 할 게 아니라 동아시아든지 넓게 저변 확대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다보면 축구처럼 아시아 리그를 만들어 시장을 더 넓힐 수도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쁘지 않은 제도라고 본다.  

김상준 성균관대학교 감독

아시아쿼터제에 대해 대학 감독으로서 당장을 이야기하자면 우리 선수들한테 불리한 것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개방되어야 하는 건 맞는 것 같다. 
 
대학 감독들끼리 아시아쿼터제에 대해 회의를 한 적이 있는데 공론화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입장이 지금은 일본이니 다행이지만 필리핀이나 중국에서 키 큰 선수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 국내선수들이 죽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장기적으로는 도입이 되는 게 맞지만 구체적인 준비가 되지 않은 가운데 오픈이 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있다. KBL에서는 국내 선수가 일본에 진출할 수 있다고도 이야기는 하지만 이 부분도 구체적인 것이 없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본 진출 때문에 KBL 드래프트를 외면하는 것도 그렇고, KBL 팀에 지명을 받은 뒤에 일본에 진출할 수 있을지 어떨지도 정하지 않았다. 이런 부분에 대한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수도권 A 구단 사무국장

일단 아시아쿼터제의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리고 리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좋은 시도라는 것도 인정한다. 다만 첫 시행인 만큼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고 여러 가지 검토와 보완점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당연하겠지만 KBL 구단들이나 B.리그 구단들이 원하는 선수는 각 팀의 에이스급이다. 해외에서 선수를 데려오는 데 경기에 뛰지 못하는 벤치 멤버를 데려오고 싶은 구단은 없으니까.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나 일본 구단들이 자신들의 에이스를 쉽게 내줄 리도 만무하다. 선수에게 지급할 연봉 같은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이번에 타이치 선수가 아시아쿼터제로 오지만 이것을 외국선수로 봐야하는지 아니면 국내선수로 봐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필요하다. 연봉은 샐러리캡에 포함됐지만 이 선수가 당장 다른 국내 선수처럼 집을 구해서 출퇴근을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렇다고 이미 정해놓은 규정을 이 선수 한 명 때문에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것도 옳지 않다고 본다. 사견이지만 일단 정해진 규정은 그대로 유지를 하면서 1년 정도 해본 뒤에 바꾸는 게 옳다고 본다. 

또 우리 선수가 해외에 가건, 아니면 다른 나라 선수가 우리나라에 오건 간에 예상치 못한 문제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럴 때 법률적으로 어떻게 상황을 판단하고 결정을 내려야 할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 

코나가요시 요코 日 프리랜서 농구 전문 기자

일본 B.리그는 아시아쿼터제의 문호가 한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을 비롯해 대만과 필리핀, 중국에도 열려 있다. 실제로 B.리그의 몇몇 팀에서 대만과 필리핀 선수를 데려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아직 발표를 하지 않아 확실하지 않지만. 

그래도 B.리그와 KBL이 이렇게 아시아쿼터제를 시행하고 그 스타트로 나카무라 타이치가 가게 됐다는 것은 농구 관계자의 한 사람으로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타이치는 190cm의 장신가드로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없던 타입의 선수라 할 수 있다. 이전까지 일본 농구는 작은 신장의 가드를 선호해왔는데 타이치의 등장으로 조금씩 변화의 기미가 엿보이고 있다. 또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1군 일본 대표팀에 충분히 선발될 수 있는 선수다. 장신가드로서 슈팅력도 잇고 수비도 가능하다. 

한국에서 그의 역할은 우선적으로 볼 운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타이치가 완전한 포인트가드가 아닌데다 한국은 일본보다 프레스 디펜스가 강하다. 이런 것을 이겨내면서 프런트코트로 볼을 가져가야 하는데 이것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성공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물론 DB에는 두경민과 김태술, 김현호 같은 포인트가드들이 많기 때문에 김민구의 빈자리를 메우는 슈팅가드로 기용돼도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포인트가드로 성장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이상범 감독에게 갔기 때문에 그의 밑에서 프레스 수비를 뚫고 상대편 코트로 볼을 가져가는 법을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팀이나 KBL에도 적응해야 한다. 언어 문제도 있지만 밝은 성격에 도전 의식이 있기 때문에 곧 적응하리라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B.리그 외에 NBA 밖에 모르는데 타이치의 활약으로 일본 내에서 KBL을 알리는 좋은 촉매제가 되리라 생각한다. 이러면서 양국 리그는 물론 농구 전체가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용기 WILL Co.,Ltd 대표

나카무라 타이치 선수가 한국의 땅을 밟게 된다는 사실을 재일교포로 태어난 나에게는 아주 신기하고 특별한 마음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서 역사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살아왔던 조부모님의 과거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라온 내가 지금은 일본선수의 꿈을 응원하고 같이 파트너로 일을 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옛날 어려운 시기에도 우리를 도와주던 이웃 일본인이 있어서 국적과 상관없이 친하게 지냈던 기억들이 되살아난다. 지금은 젊은 일본 선수가 한국을 도전하는 모습에 양국의 농구팬들이 많은 기대를 하고 따뜻한 성원을 보내주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뜨거워졌다. 

앞으로도 재일교포인 제가 한국을 도전하는 일본 선수를 도와주고 양국이 더 가깝고 친하게 지내며 양 리그와 농구 발전이 더더욱 가속도를 타서 매끄럽게 진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20년 7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이현수, 코나가요시 요코 기자, KBL, 대학농구연맹, WILL Co.,Ltd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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