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외국 선수 농사는 각 팀들의 시즌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이슈다. 시즌 전 약체로 평가받던 팀이 뛰어난 외국 선수를 활용해 평가를 뒤집는 경우도 허다하며, 반대의 경우 역시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KBL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통해 시즌 조기 종료 결정을 내렸다. 이에 KBL의 2019-2020시즌은 이대로 마무리됐다. 그렇다면 마무리가 된 이번 시즌, 각 팀들의 외국 선수들은 어떤 활약을 펼쳤을까?

‘득점 기계’ 닉 미네라스

이번 시즌 삼성은 닉 미네라스와 델로이 제임스로 외국 선수를 구성했다. 그 중 미네라스는 스페인, 프랑스, 중국 등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가며 득점 기계로 명성을 떨친 선수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슈팅 능력을 갖춘 그는 이상민 감독이 1옵션 역할을 맡기기 위해 영입한 ‘히든카드’였다. 

시즌 초반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첫 경기에서 LG를 상대한 미네라스는 15분 23초를 뛰며 9점 2리바운드의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비시즌 연습경기를 치르던 도중 당한 무릎 부상으로 인해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 이상민 감독 역시 당시 미네라스를 두고 “현재 컨디션은 70% 정도”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미네라스가 제 컨디션을 찾는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3번째 경기였던 KCC전에서 처음으로 20점 고지를 넘긴 미네라스는 이어진 KT와의 경기에서 무려 34점을 폭발시키며 자신의 위력을 제대로 선보였다. 

이후 미네라스의 활약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득점 기계’라는 명칭 그대로였다. 11월 20일 현대모비스전 이후 시즌 종료 시까지 모든 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이번 시즌 최다 득점 경기는 1월 29일 KT전으로 당시 미네라스는 29분 41초를 뛰며 36점을 올렸다. 

이번 시즌 경기 당 24분 54초를 뛰며 미네라스가 낸 최종 기록은 평균 21.0점 5.9리바운드다. 득점은 LG의 캐디 라렌(21.4점)에 이은 리그 2위. 

다만 기대를 모았던 외곽슛의 경우 정확도가 아쉬웠다. 경기 당 5.6개를 시도한 미네라스는 27.9%의 3점슛 성공률을 보였다. 이로 인해 2점슛 성공률이 60.1%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야투율은 48.6%로 리그 11위에 머물렀다. 

 

 

기대를 밑돌았던 제임스들

미네라스의 활약은 훌륭했다. 그러나 나머지 한 자리인 제임스의 경우 좀처럼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시즌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첫 경기였던 LG전에서 17점 8리바운드를 기록한 제임스는 이어진 전자랜드전에서도 16점 7리바운드의 기록을 냈다. 그러나 이후 제임스는 공격력 부족의 한계를 노출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11월 13일 KGC전부터 12월 14일 KCC전까지 제임스는 무려 10경기 동안 한 자릿수 득점에 머물렀다. 이후에도 제임스의 공격력은 좀처럼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33경기 동안 평균 16분 10초를 뛴 제임스의 성적은 7.5점 4.2리바운드. 

이상민 감독이 내세운 ‘빅 라인업’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팀의 연승을 이끌던 때도 있었다. 실제로 떨어지는 공격력에 비해 수비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외국 선수가 계속해서 한 자릿수 득점에 머무는 것은 아쉬운 측면이 많았다. 

 

 

팀이 계속해서 하위권을 전전하자 삼성은 승부수를 띄웠다. 부진하던 제임스를 대신해 제임스 톰슨을 영입한 것. 

그러나 톰슨 역시 코트에서 좀처럼 존재감을 내보이지 못했다. 삼성의 유니폼을 입은 후 10경기를 출전한 톰슨은 6.5점 4.3리바운드의 기록을 남겼다. 2월 2일 KT전에서 18점을 기록한 것이 유일한 두 자릿수 득점 기록. 나머지 9경기에서는 모두 한 자릿수 득점에 머물렀다. 

미네라스의 활약은 훌륭했으나 나머지 한 자리가 아쉬웠다. 결국 삼성은 이번 시즌 19승 24패의 성적으로 7위에 머물러야 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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