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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석연의 더 멘트] 섀넌 쇼터의 완벽했던 인천상륙작전

기사승인 2019.10.07  09: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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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원석연 기자] 쇼터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지난 4월,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챔피언 결정전을 마친 섀넌 쇼터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미국으로 떠났다. KBL이 2m 신장 제한을 도입 1년 만에 철폐하기로 하면서, 그는 다시 한국에서 뛰지 못할 것이라 짐작했다.

그렇게 일상으로 돌아가 고향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 여름날, 쇼터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발신인은 자신이 파이널 무대에서 경기당 17.2득점을 폭격하며 쓰러뜨린 인천 전자랜드였다.

“디온 샌더스.”

전자랜드의 전화를 받고 쇼터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NFL의 전설적인 선수 디온 샌더스였다. 1990년대 리그를 수놓으며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샌더스는 다소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1989년 애틀랜타 팔콘스에서 데뷔한 그는 1994년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로 이적, 리그 역사에서 손에 꼽을 만한 단일 시즌 활약을 펼치며 샌프란시스코의 고공 비행을 이끌었다. 샌더스의 활약 속에 샌프란시스코는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댈러스 카우보이스와 샌디에고 차저스를 차례대로 꺾으며 슈퍼볼을 제패한다. 

 

그렇게 샌프란시스코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낸 샌더스는 이듬해, FA 자격을 얻어 새 보금자리를 구한다. 샌더스의 새 둥지는 놀랍게도 전 시즌 그가 플레이오프에서 직접 숨통을 끊었던 댈러스 카우보이스였다. 

“전화를 받고 곧장 샌더스의 이름이 떠올랐어요.” 쇼터가 말했다. “그리고 이곳 인천에 와보니, 그의 스토리에 더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1995년 댈러스에 입단한 샌더스는 또 다시 종횡무진 필드를 누비며 맹활약했고, 그는 결국 댈러스 또한 우승으로 이끌며 2년 연속 반지를 손에 끼웠다. 샌더스의 커리어에 근접하기 위해, 쇼터의 눈은 이미 우승을 향해 있다.

 

지난 5일 개막 후 2경기를 치른 전자랜드는 2연승을 달리며 1위에 올라있다. 쇼터는 2경기에서 평균 22분 4초를 뛰며 21.0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그의 평균은 23분 33초 동안 17.2득점이었다. 신장 제한이 없어지면서 상대 외국선수의 높이는 더 높아졌고, 자신의 출전 시간은 줄었음에도 오히려 더 높은 효율을 내며 팀의 연승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인생에 농구가 전부인 친구 같아요.” 

쇼터와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하며 그를 가장 가까이서 보고 있는 전자랜드 변영재 국제업무 팀장의 평가다. 

“잘 웃지도 않고, 감정 표현이 거의 없어요. 가끔은 제가 하는 말을 알아들은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표정 변화도 없어요. 그런데 농구 코트에만 서면 신기하게도 갑자기 말이 많아지고 웃기도 잘 웃어요. 정말 농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선수입니다. 새벽 네 시, 다섯 시에 체육관에 나와 훈련하기도 하고, 배우고 싶어하는 어린 선수들을 야간에 데리고 나와 가르쳐 주기도 하고요. 뭘 가르쳐 줄 때도 항상 몸소 가르쳐줘요. 가령 어린 선수에게 1대1 수비에 대해 가르쳐 줄 때, 말로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공격자 역할을 해주면서 몸으로 직접 가르치는 거죠.”

쇼터의 열정과 리더십은 빠르게 결과를 만들어냈다. 변영재 팀장에 따르면, 이번 비시즌 쇼터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전자랜드 선수는 루키 전현우다. 

그리고 쇼터와 여름 내내 굵은 땀방울을 흘린 전현우는 지난 5일, 개막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겁 없는 플레이로 10점을 꽂아 넣는 ‘사고’를 친다. 10득점은 전현우의 개인 통산 최다 득점 신기록.

 

쇼터는 이날 전현우의 기록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3쿼터까지 30% 야투율을 기록하며 7점에 그치고 있던 쇼터는 현대모비스가 턱밑까지 쫓아온 4쿼터 승부처에서 자신의 타짜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3점슛이면 3점슛, 돌파면 돌파, 쇼터는 4쿼터에만 무려 12점을 휘몰아치며 디펜딩 챔피언이자 자신의 친정팀인 현대모비스에 비수를 안겼다.

쇼터의 활약에 힘입어 전자랜드는 적지 동천체육관에서 현대모비스를 88-81로 꺾었다. 전자랜드가 지난 시즌의 아픔을 씻어내는 순간이자, 쇼터가 디온 샌더스에 한 발 더 가까워지는 순간.

“우승이라는 것은 개인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팀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매일 노력하고 피와 땀을 흘렸을 때 비로소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전자랜드의 우승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이제 고작 2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전자랜드와 쇼터의 ‘인천상륙작전’은 꽤 성공적이다.

사진 = KBL, 로이터/뉴스1 제공

원석연 기자 hiro3937@rookie.co.kr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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