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형빈 기자] 시즌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NBA 구단들은 우승 트로피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2년 만에 노비츠키 없는 시즌을 보내야 하는 댈러스 매버릭스는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라고 불리는 격전의 서부 컨퍼런스에서 과거의 영광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댈러스는 2000년대 중반 구단주인 마크 큐반의 과감한 투자와 ‘독일 병정’ 덕 노비츠키를 앞세워 서부 컨퍼런스의 타이틀 컨텐더 이미지를 굳건히 다져나갔다. 특히, 2010-2011시즌에는 ‘르브론-웨이드-보쉬’가 이끄는 마이애미 히트의 삼각편대를 뚫고 프랜차이즈 첫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노비츠키의 노쇠화에 이은 기량 하락으로 댈러스는 서부의 맹주 자리를 다른 팀들에게 내줘야만 했고, 어느새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2015-2016시즌 이후 세 시즌 연속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댈러스에게 이번 시즌은 반등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다.

지난 시즌 댈러스의 공격을 이끈 에이스는 루카 돈치치(G, 201cm)였다. 슬로베니아 출신의 돈치치는 지난 시즌 평균 21.2득점 7.8리바운드 6.0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놀라운 활약 속에 신인상을 수상하며 자신의 이름을 NBA 무대에 화려하게 알렸다. 특히 1999년생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침착하고 노련한 플레이를 선보였고, 이에 반한 댈러스는 그를 팀의 중심으로 낙점하며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돈치치는 2년차 선수들의 기량이 하락하는 이른바 ‘소포모어 징크스’를 피하기 위해 오프시즌 동안 휴가를 보내고 체중을 감량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 댈러스는 지난 시즌 뉴욕 닉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팀에 합류한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F, 221cm)를 5년 1억 5,8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으로 잔류시켰다. 포르징기스는 작년 초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코트를 떠난 이후 1년 반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지금은 부상을 모두 떨쳐내고 정상적으로 모든 훈련을 소화하며 시즌 전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21cm라는 큰 키에 공수 양면에서 모두 좋은 능력을 지닌 포르징기스가 건강하기만 하다면, 그는 20득점 이상을 충분히 올릴 수 있는 믿음직한 득점원이자 위압감 큰 페인트존 수비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돈치치와 포르징기스의 만남은 그리스 신화의 등장하는 벨레로폰과 페가수스의 이야기를 연상시킨다. 화산에 사는 괴물 키마이라를 물리쳐야 할 운명에 놓인 벨레로폰은 날개 달린 말인 페가수스를 타고 괴물을 처치하는 데 성공한다. 돈치치와 포르징기스가 댈러스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다.

물론 오는 시즌도 댈러스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서부지구의 플레이오프 티켓 경쟁이 워낙 심한 탓이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LA 레이커스와 새크라멘토도 오프시즌 동안 전력을 보강해 플레이오프 무대를 노리고 있다. 레이커스는 앤써니 데이비스를 영입했고 새크라멘토 역시 알차게 로스터를 보강했다. 때문에 오는 시즌부터 당장 댈러스가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내는 약진을 이룰 것이라 보는 전문가들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홀로 공격을 이끌던 돈치치에게 포르징기스라는 새로운 페가수스가 생긴 것만으로도 댈러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 젊은 원투 펀치가 펼칠 활약에 따라 댈러스의 오는 시즌 성적은 물론 미래까지 달라질 것이다. 과연 돈치치-포르징기스 콤비는 댈러스를 어떻게 이끌어갈까.

 

사진 제공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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