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진호 기자] ‘아나운서’는 왠지 정적이고 단아하고 조신할 것만 같다는 선입견이 있다. 톡톡 튀는 매력적인 아나운서들의 등장으로 다양한 모습들을 팬들이 접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아나운서’라는 이름이 주는 이미지에는 고딕체가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 다분히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이번 '여신'을 통해 그런 것들을 과감히 탈피해보고자 한다. 이번 주인공은 MBC스포츠플러스의 박지영 아나운서(이후 호칭 생략)다. 오랫동안 본지에 ‘바스켓 데이트’를 기고하고 있는 박지영에게 독자들의 재미를 위해 모든 인터뷰를 반말로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녀가 시애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 인어복장을 하고 앉아서 “니모는 먼저가”라고 외쳤을 때부터 이런 인터뷰는 시간문제였을 것이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9년 6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이제야 찾아 온 ‘준비된 월간여신’
본지는 2017년 7월, ‘루키’와 ‘더 바스켓’이 하나가 되며 ‘루키 더 바스켓’으로 거듭났다.

‘월간여신’ 코너는 지난 2016년 8월부터 ‘더 바스켓’에 연재가 됐던 인터뷰다. 취지는 농구와 관련된 ‘여신’을 찾아 사진 화보와 함께 인터뷰를 해서 팬들에게 소개한다는 것이었다. 대충 들으면 하이에나 같은 남자 기자들의 ‘사심 채우기’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 코너를 처음 제안한 것은 여기자였다!!! 

‘월간여신’ 코너에는 많은 아나운서들이 방문했다. 첫 번째 ‘월간여신’ 역시 윤태진 아나운서였다. 이후 이지수(2017년 6월), 이향(2017년 11월), 안혜령(2017년 12월), 김선신(2018년 2월), 박신영(2018년 5월), 정새미나(2019년 5월) 등 총 7명의 아나운서가 월간여신을 다녀갔다. 그러나, 미스코리아 서울 선 출신에 빛나는 박지영은 꾸준히  ‘루키 더 바스켓’에 글만 쓰고 있었을 뿐, ‘월간여신’에는 이제야 초대가 됐다. 

“어... 몰랐어! 많이들 했구나. 선택의 기준이 뭐야? 스케줄 없는 사람?”

시작부터 인터뷰를 반말 콘셉트로 잡은 것을 후회했다. 분명 시작 전에 “건방져 보이지 안을까... 나 아나운서인데..”라고 했던 박지영은 시작과 동시에 물 오른 반말 연기(?)에 들어갔다. 그제야 떠올랐다. 월간여신을 다녀간, 특히 MBC스포츠플러스의 전현직 아나운서들은 거침없이 ‘저세상 텐션’을 자랑했었다는 것을...

매달 ‘루키 더 바스켓’을 통해 자신의 글을 기고하면서도 책 앞머리에 당당히 8페이지나 차지하고 있는 월간여신의 출연자들은 몰랐다고 한다. 이쯤 되면 못 본 게 아니라 안 본거다. 심지어 지난 달 월간여신이 후배인 정새미나 아나운서인 것도 몰랐다고. “걔는 뭘 해도 예쁘니까...”라며 후배의 월간여신 진출(?)을 수긍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그가 선정된 이유를 물었다. 그래서 말해줬다. 

무엇보다 정 아나운서가 야구 스프링캠프 취재의 바쁜 와중에도 올랜도 매직의 홈인 암웨이 센터를 방문해 NBA를 관전한 것을 본 후, 농구 전문지의 여신으로 부족함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아... 그래? 암웨이 센터는 나도 갔었는데? 나도 바쁜 와중에 굳이 시간을 내서 내가 직접 방문해서 경기까지 다 보고 왔는데? 난 몇 년 전에 갔다 왔으니까 내가 먼저 간 건데, 이거 선정 기준에 문제 있는 거 아니야?”

... 그랬군요... 

역대급 기록, 그녀는 최고령
박지영은 역대 월간여신 중 최고령... 아니 가장 연장자다. 김선신 아나운서와 동갑이지만 그는 31세였던 지난해에 초대됐었다. 1년 늦게 방문한 박지영은 32살로, 지금까지 ‘루키 더 바스켓’을 방문한 30여명의 ’월간여신’ 중 가장 연장자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굳이 더 세밀하게 계측을 하자면 1987년 11월 13일생인 박지영이 2019년 5월 23일(촬영일)에 등장했으므로 출생 후 11,515일(만 31년 6개월 10일)만에 ’월간여신’이 된 것이다. 종전 기록은 11,309일로 김선신 아나운서가 갖고 있었다. 이제 김선신 아나운서가 보유한 기록은 ‘월간여신 최초 기혼자’였다는 것...

굳이 TMI를 치자면 최연소 월간여신은 지난해 12월 선정된 치어리더 하지원이다. 그는 2002년 2월 22일생으로 6,116일 만에 월간여신을 방문했었다. 거의 두 배... 이쯤 되면 ‘월간 여신의 문태종’이다. 문태종도 은퇴했으니 이제는 ‘살아있는 전설’로 불러야 할까... 최근 들어 부쩍 나이 이야기가 나오면 예민해졌던 박지영 아나운서는 길게 한숨을 내쉰 뒤, 말을 이었다.

“음 그래... 내가 희망이 됐으면 좋겠어! 어린 친구들이 앞으로 쭉 포기하지 않고 (나처럼) 열심히 일을 했으면 좋겠어. 아.. 눈물 나는데... 괜찮아... 햇빛 때문이야!”

그는 당당하게 ‘지금이 전성기’라고 말한다. “지금이 나의 리즈시절”이라며 당당함과 함께 여신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았다. 물론 내년이 되면 내년이 리즈 시절일 것이라는 교훈도 함께 줬다.

사실 박지영은 ‘루키 더 바스켓’에서 꾸준히 ‘월간여신’ 코너와 관련해 0순위로 후보에 올랐던 인물이다. 다만 거의 매달 빠지지 않고 ‘박지영의 바스켓 데이트’를 기고하고 있기에 중복으로 출연하지 못했던 것. 따라서 KBL 선수들이 대부분 휴가를 떠나 공반기가 된 이번 달에 어렵게 시간을 냈다.

‘박지영의 바스켓 데이트’는 ‘더 바스켓’의 창간 후 두 번째 호였던 2015년 2월, ‘박지영의 사심인터뷰’라는 타이틀로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최장수 코너다. 박지영은 더 바스켓의 창간호인 2015년 1월호에도 상큼한 20대의 앳된 모습으로 창간 축하 인사를 남겼다. 현재 ‘루키 더 바스켓’에 몸담고 있는 이들 중 창간호부터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은 유일한 존재(?)다.

박지영은 KBSN 아나운서였던 시절, 과거 루키에도 인터뷰가 실린 적 있다. 이쯤 되면 루키 더 바스켓의 역사를 봤을 때 박지영은 거의 암모나이트... 화석급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박지영의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이승기 루키 전 편집장. 

박지영의 대학 동창인 그는 호기롭게 “(박)지영이가 미스코리아가 되고 아나운서가 됐다는 건 정말 의외다. 교수님도 놀랐다!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남사친의 폭로’를 악담으로 시전 했다.

“진짜... 이승기는 나한테 그러면 안 돼. 걔 군대있을 때 걔 때문에 내가 얼마나 많은 군인들이랑 통화를 했고... 편지를 몇 통을 써줬는데... 그런데 이제 와서 뭐?”

... 박지영은 김준일(서울 삼성)에게는 약속을 하고도 보내지 않았던 편지를 동창인 이승기 기자에게는 편안한 군생활을 위해 보내줬던 진정한 의리녀였다...  김준일 패...

②편에서 계속...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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