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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하루 만에 되면 WNBA 가야지” 양지희 코치의 지도 철학

기사승인 2019.05.21  03: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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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서울, 원석연 기자] “내가 바라는 것은 가르쳐준 것을 하루 만에 자기 것으로 만들라는 것이 아니다. 항상 경기할 때 머리 속에 두고 뛰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자기 것이 된다.”

부산 BNK 썸의 막내 코치 양지희가 19일 숙명여고에서 열린 제39회 어머니농구대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피아여고 출신 양지희 코치는 대회에 광주 연합 팀으로 참가했다. 그러나 양 코치의 분전에도 광주 연합은 숙명여고와 8강 경기에서 37-44로 패배했다. 

현역 시절 ‘양드리지’라는 별명을 선사했던 그의 전매특허 포스트업도 흐르는 세월 앞에 장사 없었다. 경기 막판에는 접전 상황에서 연거푸 자유투를 놓치며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남편 김창훈 씨의 탄식을 끌어내기도 했다.

경기 후 만난 양 코치는 자신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민폐였다. 다음 대회 땐 꼭 몸을 만들어서 오겠다”며 혹평하면서도 소속팀 BNK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바로 눈빛이 달라지는 모습. 초보 코치 양지희의 지도 철학은 무엇일까? 다음은 양지희 코치와 일문일답.

 

비시즌이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아서인지,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든 모습이다. 경기 소감은?
-힘들다. 사실 이날 행사도 참여할 줄 몰랐는데, 어머니농구회 부회장님께서 광주에 선수가 없다고 직접 전화를 하셨다. 말씀을 듣고 와보니까 10명이 넘더라(웃음). 또 부회장님께서 분명히 ‘지희야, 그냥 다른 선수들 쉴 때 너는 들어가서 서 있기만 하면 돼’라고 하셨는데… (이날 양지희 코치는 거의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기 막판 자유투 4개를 놓치면서 패배의 주범이 됐다.
-연습 때 쐈는데 슛이 안 날아가더라. 남편이 보면서 어떡하냐고 걱정하길래, 내가 해맑게 ‘아니야, 나는 서 있기만 하라고 하셨어’라고 말했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 미국에서 온 뒤로 이렇게 뛰어본 적이 없었다. 남편이 뛰는 아마추어팀에 가서 2쿼터 정도 뛴 적이 있는데, 그땐 남자 선수들이랑 뛰다 보니 이렇게 몸 부딪힐 일도 없었다. 오늘은 경기 시작 1분 만에 체력이 다 빠졌다. 너무 힘들다. 

다음 대회 때도 볼 수 있을까?
-오늘은 너무 민폐였다. 다음 대회 땐 남편과 운동하면서 꼭 몸을 만들어 오겠다.

선수 양지희가 워낙 유명했던 만큼, 코치 양지희에 대해서도 팬들이 관심이 많다. 미국에서는 어떻게 지냈나?
-영어 공부를 하면서 인근의 미국 중학교 여자 농구부를 지도하기도 하고, 메릴랜드의 한인으로 이루어진 미주체전 농구팀 감독도 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지금 코치가 되고 나서 돌이켜 보니까 미국에서 중학교 애들을 가르쳤던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됐나? 
-중학교에서 센터 애들을 가르쳤다. 지금 팀에서도 센터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지도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코칭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 선수들을 보면서 ‘왜 이것도 못 하지?’라는 생각이 분명 먼저 들었을 것이다. 미국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꼈던 것을 떠올리며 단계적으로 이해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처음에는 공을 잡지 않고 스텝 밟는 법, 그리고 공만 든 채로 스텝, 그 다음 공 들고 움직이면서 스텝, 마지막으로 공 들고 움직이면서 자세와 점프까지. 따라하기 쉽게 동작을 나눠서 훈련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WKBL을 챙겨봤나?
-미국에서는 WKBL을 보기 힘들다. 중계가 해외에서는 재생이 안 된다. 대신 미국 여자대학농구와 WNBA는 많이 챙겨봤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신한은행에서 코치 제안이 왔고, 부랴부랴 영상 자료를 구해서 선수단 파악에 나섰다.

하지만 결국 신한은행 선임은 무산됐다.
-처음 신한은행에 연락을 받고, 미국 생활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니 구단에 2주 정도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렇게 2주 동안 사는 곳도 정리하고, 하던 일도 정리하고, 차도 팔고, 짐도 부치고 이제 정말 몸만 남은 입국 하루 전날, 그 소식(박성배 감독 사퇴)이 들려왔다.

상당히 난처했겠다.
-다음 날 아침 비행기였는데 전날 저녁에 들었으니 정말 몇 시간 안 남고 소식을 들은 것이다. 심지어 차도 급하게 파느라 500만원 정도 손해 보면서 팔았는데…당황스러웠다. 신한은행에서는 정말 미안하다며, 도의적으로 책임을 지고 싶다고 했다. 다행히도 유영주 감독님께서 BNK로 불러주셔서 잘 해결됐지만, 그땐 정말 아찔했다(웃음).

일이 잘 풀려 정말 다행이다. BNK 생활은 만족스러운가?
-신생팀에 신입 코치로 오는 것이라 부담스러웠는데, 구단에서 정말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특히 우리 팀 선수단이 젊은 편이지 않나. 그런데 어린 친구들임에도 처음 봤을 땐 어딘가 모르게 주눅 들어있는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지난 시즌까지 두 번이나 스폰서가 바뀌는 아픈 기억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선수들도 어디를 가도 ‘우리 BNK야’ 할 수 있을 정도로 당당해졌다. 그만큼 회사에서 신경을 많이 써주고 있다.

 

앞서 언급한 얘기를 들어보면, 코치진이 포지션 별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 나는 센터 선수들을 주로 보고 있다. 우리 팀에 센터 자원이 세 명(김소담, 정선화, 진안)이 있다. 처음 와서 진안이랑 훈련하는데, 훈련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눈물을 흘리더라. ‘센터 너무 힘들다’고. 그래서 선수들을 모아 한 가지 물어봤다. 지금까지 혹시 센터 출신 지도자를 만나 본 적이 있었느냐고. 

뭐라고 답했나?
-한 번도 없다고 하더라. 그러니 방법을 몰랐던 거다. 기존의 감독님, 코치님들이 나쁘거나 잘못됐다는 말이 아니다. 그분들은 센터 출신이 아니니 디테일이 부족한 것이 당연하다. 특히 여자농구에서 센터 경험, 수비 방법, 몸싸움 방법 등은 아무래도 내가 더 잘 알지 않겠나. 비디오로 지난 시즌 우리 팀 선수들을 보면, 요령이 부족해서 소위 말하는 ‘여우 같은 선수들’에게 당하는 경우가 많더라. 그런 부분을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을 먼저 가르쳐주고 있다. 그래도 쉽게 늘지 않아 힘들어하는 선수들이 있다. 그러면 이렇게 말한다. 

‘내가 지금 너한테 가르쳐준 것을 네가 하루 만에 습득하면 너는 여기 있으면 안 된다. 당장 WNBA에 가야 한다. 내가 고작 10분 동안 말한 이것들을 터득하는 것은 한 달, 일 년, 이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원래 그게 당연한 거다. 내가 바라는 것은 이것을 하루 만에 자기 것으로 만들라는 것이 아니다. 가르쳐준 것을 항상 경기할 때 머릿속에 두고 뛰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자기 것이 된다.’ 

이제 막 발을 내디딘 초보 코치임에도 철학이 느껴진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시즌, BNK의 농구는 어떤 농구일까?
-젊고 빠른 농구다. 우리가 경남 지역 최초 여자농구 팀이다.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를 통해 경남 지역에 농구 붐을 일으키고 싶다. 경기에서 지더라도 우리 경기를 보면 팬들이 ‘와, 지는 경기인데도 재밌네’라는 생각이 들게끔 재밌는 농구 보여 드리기 위해 선수들과 노력하고 있다.

 

사진 = 루키 사진팀

원석연 기자 hiro3937@rook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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