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시카고 불스의 내부 상황이 심각하다. 선수단이 감독에게 항명을 일으켰다.

올시즌 6승 22패로 동부 최하위에 그치며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시카고가 최근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이했다. 지난주부터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신임 감독 짐 보일런 감독과 선수단의 갈등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ESPN을 비롯한 현지 다수 매체는 최근 시카고의 심각한 내부 상황에 대해 앞다투어 보도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시카고는 지난 9일 보스턴 셀틱스와 경기에서 77-133으로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56점 차 패배는 시카고의 팀 역대 최다 점수 차 패배.

이날 시카고는 경기 시작과 함께 공수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노출하며 0-13으로 끌려갔는데, 이 과정에서 보일런 감독은 주전 선수 5명을 한꺼번에 벤치로 불러들이며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날 보일런 감독은 3쿼터에도 이 같은 장면을 연출하며 두 차례나 주전 선수들과 기싸움을 펼쳤다. 경기를 마친 뒤 보일런 감독은 “내가 주전 5명을 한꺼번에 교체한 것은 오히려 그들을 도와준 것이다. 그들은 좀 더 프로다운 플레이를 해야 한다”며 선수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잭 라빈을 비롯한 저스틴 할러데이 등 시카고의 주전 선수단이 강하게 반발을 일으킨 것. 이날 경기에서 11득점에 그친 라빈은 “우리는 경기에 나서기 위해 매일 훈련을 한다”며 “나는 점수 차에 상관없이 항상 코트 위에서 열심히 싸우고 싶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코트 위에 나설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며 교체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한 ‘야후스포츠’의 빈센트 굿윌 기자에 따르면 시카고 선수단은 9일 NBA 선수 협회에 보일런 감독의 강도 높은 훈련에 대해 보고했다. 

시카고는 지난 주말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전을 마치고 휴식일 없이 곧바로 보스턴과 백투백 경기를 치렀는데, 보스턴전의 대패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보일런 감독은 다음 날 선수단을 훈련장으로 불러모았다. NBA는 일반적으로 백투백 경기를 치르고 다음 날 훈련이 아닌 휴식을 취하는데, 이에 불만을 가진 선수단이 선수협에 이를 보고한 것.

이뿐만 아니다. 시카고의 지역지 ‘시카고트리뷴’의 K.C. 존슨 기자에 따르면 보일런 감독의 훈련 소집을 전해 들은 시카고 선수단은 단체 문자 메시지를 통해 훈련에 참여할지 불참할지를 토론했다. 선수단은 의논 끝에 결국 훈련장에 나가기로 했다. 

훈련장에 모인 선수단은 코칭 스태프에게 훈련이 아닌 선수단끼리 면담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고, 코칭 스태프는 이를 허락했다. 

면담을 마친 선수단은 이후 다시 또 코칭 스태프와 면담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선수단과 보일런 감독은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고, 이를 통해 어느 정도 갈등을 해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항명 사태에서 가장 크게 불만을 드러낸 선수는 라빈과 할러데이였으며, 갈등 과정을 봉합하는데 앞장선 선수는 2년 차 포워드 라우리 마카넨과 베테랑 센터 로빈 로페즈라고 알려졌다.

다만 면담 후에도 보일런 감독은 “우리 팀은 좀 더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다”면서 “나의 방식을 굽히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자신의 방식을 고수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신임 감독을 자리에 앉힌 지 일주일 만에 한바탕 홍역을 치른 시카고는 최근 10경기에서 1승 9패로 크게 부진하고 있다. 면담을 통해 갈등이 일단락됐음에도 불구하고 11일 새크라멘토 킹스와 경기에서 89-108로 패배하며 다시 연패에 빠졌다.

사진 = 펜타프레스, NBA 미디어센트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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