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케이티 잔류를 선언한 센터 김민욱(205cm, C)이 다가오는 시즌을 앞두고 농구화 끈을 바짝 조여매고 있다.

김민욱은 2018 KBL FA(자유계약선수) 1차 협상 마지막날인 지난 5월 15일에 원소속팀인 케이티 구단과 계약을 체결했다. 조건은 계약기간 5년에 보수 2억 6천만원(인센티브 포함). 1차 협상 마감 직전까지 결별에 따른 타구단 이적 가능성이 높았지만, 극적으로 재계약을 맺으며 케이티와 함께 5년을 더 가게 됐다. 

이렇게 계약을 맺은 지 한 달이 되는 시점인 지난 6월 14일, 경기도 수원의 올레 빅토리움에서 만난 김민욱은 다소 긴장된 가운데서도 차분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선 그는 자신에게 좋은 대우를 해준 케이티 구단에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사실 제가 어디 가서 이런 금액을 받을 수 있겠어요? 다가오는 시즌에 외국선수 신장 제한 같은 규정도 있지만 어쨌든 저한테 과분한 것이라고 알고 있어요. 저를 선택해준 서동철 감독님이나 구단 관계자들에게 고맙고 지금보다 더 열심히 더 잘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FA 계약을 맺은 다음날부터 팀 훈련에 합류했다는 그는 최근 연습체육관 인근에 집을 구해 이사를 했다. 그리고 오전 일찍 출근해 훈련을 하고 저녁에 야간 훈련 및 치료까지 받은 뒤에 집으로 퇴근하는 시스템을 이어가고 있었다.   

"비시즌 훈련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늘 똑같아요. 연습 때 하루라도 안 쉬고 충실히 해야 시즌에 들어가서 훈련한 것들이 실전에서 나올까 말까라고 생각하고 있죠.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바짝 긴장하면서 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최근 그가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부상 관리다. 따지고 보면 케이티가 최근 몇년간 성적이 좋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선수들의 부상 때문이었다. 실제 경기에서 역할을 해줄 선수들이 코트에 서지도 못한 채 지는 경기가 많았고 그러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대형 FA 계약을 맺은 뒤에 부상을 입는 선수가 많았던 것도 전력이 떨어진 이유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 역시 이런 부분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과거의 사례가 있어서 조심하고 있죠. 팀도 그렇겠지만 저 역시 제 가치를 인정해준 구단을 생각해서라도 부상을 당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훈련을 하면서도 항상 조심하면서 부상을 신경쓰고 있어요. 지금은 크게 아픈 곳이 없으니 이 몸 상태를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죠"라고 했다. 

김민욱은 2m가 넘는 센터로서 보기 드물게 왼손잡이인 데다 준수한 3점슛까지 구사하는 선수다. 그를 향한 상대팀의 느슨한 외곽에서의 수비 때문에 그가 올리는 3점슛 득점은 전 소속팀인 KGC인삼공사 때부터 쏠쏠한 그의 장기 중 하나였다.

하지만 리카르도 라틀리프나 이승현 같이 정통 센터로서 탄탄한 체격과 몸싸움을 바탕으로 한 포스트업 공격이나 골밑 수비가 없다는 것은 그가 보완해야 할 점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서동철 감독은 박세웅 수석코치에게 센터, 배길태 코치에게 가드, 박종천 코치에게 포워드 등 포지션별로 분업화시켜 전문화된 지도를 실행하고 있는데 이중 김민욱은 박세웅 코치의 집중적인 조련을 받고 있는 중이다. 

"감독님과 면담을 한 적이 있는데 '경기 영상을 보니 네가 포스트업 능력이 조금 떨어진다고 생각된다. 네 생각은 어떠냐?'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전적으로 동의했죠. 그러면서 감독님이 포스트업 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페이스업으로 시작하다가 포스트업 공격으로 연계를 하던지, 아니면 페이스업으로 1대1 공격을 하든지 다양한 방식으로 훈련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이런 것들은 제가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고 하셨죠. 그래서 요즘 그런 훈련을 많이 하고 있어요. 팀 훈련이 끝나고 나서도 개인이나 야간 훈련 때 그걸 하고 있죠. 근데 이게 하루아침에 잘 되면 좋겠는데 그게 쉽지가 않네요.(웃음) 그래도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케이티는 이번 FA에서 국내 빅맨들을 대거 영입했다. 내부 FA인 박철호를 잡았고, 전자랜드에서 풀린 이정제도 데려오는 등 높이 보강에 많은 힘을 쏟았다. 이렇듯 같은 포지션에 여러 선수들이 있다는 것은 든든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치열한 포지션 경쟁을 거치고 거기서 이겨야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그 역시 이런 부분을 알고 있었다. 

"같은 포지션에 비슷한 타입의 선수가 많은 게 좋으면서도 부담이 되는 건 맞아요. 아무래도 프로선수다보니 늘 경쟁해야 하고 거기서 도태되지 않고 낙오하지 않아야 하는 데 이런 게 최근 걱정이라면 걱정이죠. 또 앞에 말한 것처럼 많은 연봉을 받는다고 올 시즌에 갑자기 실력이 확 좋아지지는 않기 때문에 그것도 걱정도 되죠. 계약 후에 사무국장님이 지나칠 때마다 우스갯소리로 '다음 시즌에 기대가 커'라고 하시는데 웃으면서도 부담 아닌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에요. 그래도 급작스럽게 오버워크를 하지는 않으려고 해요. 잘못하면 다칠 수도 있으니까요. 제가 가진 것들을 천천히 끌어올려서 부상을 당하지 않는 선에서 최고의 플레이로 시즌을 치르고 싶어요."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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