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최기창 기자] 박지수가 조금씩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박지수가 소속된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주 알링턴에 위치한 컬리지 파크 센터에서 열린 2018 WNBA(미국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댈러스 윙스와의 경기에서 67-77로 졌다. 

이날 패배로 2연승을 마감한 라스베이거스는 3승 8패가 됐다. 

그러나 충분히 의미 있는 경기였다.

박지수는 이날도 선발 출장했다. 지난 8일 애틀랜타전부터 이날까지 5경기 연속 선발로 경기를 소화했다. 

박지수는 이번 댈러스전에서 24분 6초 동안 6점 1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2블록을 기록했다. 

출전 시간도 시즌 초반보다 훌쩍 늘어났다. 지난 2일 워싱턴과의 경기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 출장해 단지 30.4초 동안 경기를 소화했다. 그러나 이후 출전 시간을 조금씩 쌓았고, 연속 선발로 경기를 소화하며 WNBA 무대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최근 들어 박지수가 주전으로 출장하며 출전 시간이 늘어난 이유는 기록지에 드러나지 않는 수비적인 가치가 주목받기 때문이다. 

빌 레임비어 감독은 이날 상대 센터 리즈 캠베이지의 매치업으로 주저 없이 박지수를 선택했다. 비록 캠베이지에게 28점을 실점했지만, 박지수의 이날 수비력은 나쁘지 않았다. 

특히 4쿼터 초반 캠베이지의 공격력이 살아나자 벤치에서 휴식하던 박지수를 주저 없이 재투입했다. 이후 골밑이 안정을 찾은 라스베이거스는 켈시 플럼의 외곽포를 앞세워 두 점 차까지 따라갔다. 

지난 11일 피닉스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라스베이거스는 주로 박지수를 활용해 WNBA 정상급 센터 브리트니 그라이너를 수비했다. 이날 라스베이거스에서 플러스 득실 마진을 기록한 선수는 박지수와 세코이아 홈즈뿐이었다. 박지수가 수비와 연계플레이 등을 통해 팀에 충분히 기여하고 있다는 증거다. 

또 박지수는 큰 신장을 활용해 거의 매 경기 상대 속공을 블록으로 저지하는 모습도 선보인다. 그의 신장(약 198cm)은 WNBA에서도 흔치 않다. 당연히 상대 선수들은 박지수의 수비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한 점도 있다. 특히 슛이 아직 부정확하다. 이날 경기에서는 베이스라인 점퍼가 백보드 옆을 맞추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다.

다만 WKBL에서 미들슛은 그의 큰 장점이었다. 이대로 출장시간을 계속 확보한다면, 공격에서도 곧 좋은 모습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부상이다. 박지수는 이날 오른쪽 어깨에 빨간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섰다. 박지수는 “다치지는 않았다. 다만 조금 통증이 있어 테이핑을 했다”고 밝혔다. 

사실 입단 당시만 해도 미국 현지에서는 2라운드 출신 박지수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라스베이거스에 드래프트 상위 순번 출신 선수들이 즐비하기 때문이었다. 특히 최근 박지수와 골밑에서 짝을 맞춰 출전하는 에이자 윌슨이 올해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가장 크게 이목을 끌었다. 상대적으로 박지수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이유다. 시즌 초반 주전 센터 자리도 캐롤린 스워즈, 켈시 본 등이 출전했다. 

그러나 11경기를 치른 현재는 다르다. 박지수는 어느덧 팀이 치른 경기의 절반 이상인 6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미국 진출 당시 목표였던 ‘최종 엔트리 등록’을 이미 달성했고, 마침내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꿈의 무대에서 주전급 선수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입장에서도 WNBA에서 활약하는 선수 중 가장 어린 박지수가 WNBA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은 좋은 투자 성과다. 게다가 박지수는 1라운드가 아닌 2라운드 출신이며, 드래프트 직후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다. 

'2라운드 출신‘ 박지수가 WNBA 주전급으로 성장해 라스베이거스와 레임비어 감독의 잭팟으로 거듭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 = KRIS LUMAGUE/LAS VEGAS A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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