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인천, 박진호 기자]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펼치는 격전장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꿈의 무대에 도전하는 박지수(KB스타즈)가 출국길에 올랐다. 박지수는 23일 저녁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떠났다.

일찍부터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로 불려온 박지수는 2017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전체 1순위로 청주 KB스타즈에 지명되었고, 이후 두 시즌 동안 평균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루키 시즌, 출전 경기수로 인해 개인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신인상의 주인공이 됐고, 지난 시즌에는 리바운드, 블록 부분 1위를 차지했다. 정규리그 시상식에서는 윤덕주상, 우수 수비선수상, 베스트5 등 5개 부문의 수상자가 되는 등 데뷔 2년 만에 WKBL 최고의 센터로 자리를 굳혔다.

그리고 한국시간으로 지난 13일, 2018 WNBA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5순위로 미네소타 링스에 지명됐다. 한국선수가 WNBA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은 것은 신한은행 정선민 코치 이후 박지수가 처음이다.

박지수는 “어려서부터 미국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갖고 있었다. 원하던 목표에 도전하게 돼서 기쁘다. 막상 정말 떠나게 되니 더 기대가 된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WNBA의 디펜딩 챔피언인 미네소타는 마야 무어, 실비아 파울스, 세이먼 어거스터스 등 수퍼스타들이 즐비한 강팀. 그러나 박지수는 드래프트 직후 라스베이거스 에이서스로 트레이드 됐다.

지난 해에는 샌안토니오에 연고(샌안토니오 스타스)를 두고 있었지만 시즌을 마친 후 라스베이거스로 연고지를 옮기고 팀 이름을 바꿨다. 작년 성적은 최하위. 박지수는 선발 직후, 1위 팀에서 꼴찌 팀으로 옮기게 된 것.

당장의 성적은 좋지 않지만 지난 3년간 단 한 번도 두 자리 수 승수를 올리지 못했던 만큼, 드래프트에서는 매번 상위픽을 잡아 가능성 있는 어린 선수들은 많이 확보하고 있다. 

2014년 전체 3순위로 카일라 맥브라이드를 지명한데 이어 2016년에는 전체 2순위로 모리아 제퍼슨을 확보했다. 그리고 2년 연속으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잡아 켈시 플럼과 에이자 윌슨을 선발했다. KB스타즈에서 뛰었던 데리카 햄비도 있다.

박지수는 “작년 미네소타의 경기도 봤었고, 우승팀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런 팀에 뽑혀서 정말 영광스럽다는 생각도 했는데 바로 트레이드가 됐다고 해서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내가 부딪치고 가능성을 기대하기에는 라스베이거스 팀이 더 좋은 것 같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드래프트에 선발되었다고 해서 당장 WNBA리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날 출국한 박지수는 오는 29일부터 트레이닝캠프에 참가해 팀 훈련을 소화하고, 시범 경기를 뛰게 된다. 이를 통해 최종 출전 선수 12명의 명단에 들 경우 다음 달 20일부터 펼쳐지는 WNBA에 출전할 수 있다.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

박지수는 “WKBL에서보다 더 잘해야 선발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간절하게 해야 할 것 같다. 꼭 최종 엔트리에 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돌아오겠다”고 의지를 전했다.

만약 박지수가 12인 명단에 들게 되면 공식 개막전의 상대는 코네티컷 선즈. 코네티컷은 국내에도 익숙한 선수들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팀이다. 

삼성생명에서 활약한 앨리사 토마스가 주장인 코네티컷은 2016-17시즌, 우리은행의 역대 프로 스포츠 최고 승률 기록을 견인했던 존쿠엘 존스가 뛰고 있고, 신한은행-KB-우리은행에서 활약했던 쉐키나 스트릭렌도 있다. 신한은행이 2016년 지명했지만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던 모건 턱도 코네티컷 소속이다.

박지수는 “우선 엔트리에 남는게 중요한데, 첫 경기에 뛰게 된다면 낯익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 상대다. 좋은 선수들이 한 팀에 있으니 상대하기 많이 힘들 것 같다. 그래도 한국에서 봤던 선수들이 많으니까 더 자신감 있게 해야 할 것 같다. 솔직히 도전하는 입장인 나는 잃을 게 없기 때문에 자신 있게 해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오랫동안 꿈꿔왔던 무대에 대한 도전이기에 박지수의 각오는 남다르다. 

박지수는 “팬들이 응원도 기대도 많이 해주시는데 여기에 보답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박진호 기자 ck17@thebas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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