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①편에 이어.. 

‘선신병자’라는 별명? 제가 봐도 과할 때 많아요!
김선신은 밝다. 항상 밝다. 그러나 그 밝음의 정도가 가끔 지나칠 때도 있다. 오죽했으면 아나운서에게 ‘선신병자’라는 별명이 붙어 있을 정도. 그렇다면 김선신 본인은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선신: 제가 ‘이미지 메이킹’을 잘못했어요. 제 성격과 다르지 않다고 주변에서 이야기하는데, 이게 좀 아나운서면 내숭도 좀 떨고 신비감 이런 것도 있어야 하는데 제가 그걸 전혀 못했어요. 7년차가 지나고 있는데 그게 제일 후회스러워요. 너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다 보여줬어요. 
루키더바스켓(이하 'RB'): ‘선신병자’라는 별명은 어떻게 유래가 되었나요?
김선신: 아마 배구를 할 때인 것 같은데 제가 인형들이랑 인터뷰하고 막 혼잣말하면서 돌고 하는 영상이 있었어요. 그때부터 유래가 된 것 같아요. 워낙 제 스스로가 현장에 가면 생기발랄하게 하자는 생각이 있거든요. 그런데 애초에 저 자체가 에너지가 넘치는데 생각까지 그렇게 하려고 하다 보니 오버액션이 나오는 거죠. 

김선신은 다른 아나운서들도 다들 유사한 무언가를 하는데 본인이 할 때만 그런 모습이 부각된다며 굉장히 억울해 했다. 그가 언급한 다른 아나운서의 대표적인 예는 과거 시애틀에서 인어로 변신했던 박지영 아나운서. “박지영이 하면 ‘오... 박지영도 저런 걸 하네’라고 하면서 내가 하면 ‘아... 김선신이 또...’가 되는 것”이라며 분개했다. 그렇게 집에서 귤 까먹으며, 편하게 쉬고 있던 박지영 아나운서는 의문의 1패를 당했다. 

또한 ‘여자농구의 중심’이라며 매일매일 스스로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는 ‘전 월간여신’, 이향 KBSN 아나운서에 대해 “사진 정말 예쁘게 나왔더라고요. 그런데 이향 아나운서도 ‘선신병자’를 잇는 ‘이향병자’가 될 수도 있다”며 웃었다. 

“아나운서 계의 채소연이 되려 했는데 (김)선신 선배가 이미 채소연을 선점했더라”면서 아쉬워 한 이향 아나운서의 일화를 전하자 김선신은 “채소연과(科)는 다 똑같은 가 보다”라며 나름 뿌듯해했다. 아울러 “슬램덩크 5권까지밖에 안 봤다던데 우선 그것부터 다 읽으라”는 따뜻한(?) 격려도 이어졌다. 뜻밖에 이향 아나운서도 ’이향병자‘의 가능성을 전하자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뭐지...? -_-;;;

RB: 다소 과하다는 지적도 있어요.
김선신: 제가 봐도 그래요. 가끔 부상이라든가 무거운 소식을 전해야 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는 저는 진짜 안 웃으려고 방송 전부터 준비를 단단히 하는데 제 표정을 나중에 보면 너~무 밝은 거예요. 그 모습이 평상시 모습이 되어야 하는데 평상시에는 더 오버를 하니까 무거운 뉴스 때 자제한다고 해도 그렇게 나오는 거죠. 요즘은 제 스스로 과한 밝음을 죽여야 된다고 항상 다짐하고 있어요. 밝음이 너무 200%이거든요.  

이처럼 본인까지 인정한 과한 밝음으로 인한 에피소드도 한 둘이 아니다. 그 중 김선신이 리포팅을 맡았던 KBL 첫 송구영신 경기 사건(?)은 필자의 기억에 가장 강력하게 남아 있다. 당시 김선신은 김영기 총재와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체육관 주변 숙박업소가 꽉 찼대요, 총재님!”이라는 충격적인 멘트를 날렸다. 김영기 총재의 그때 그 당황한 표정을 아직까지 잊지 못한다. 

“제가 그 얘기하고 피디님한테 너무 과하다고 혼났어요. 그러고 나서 많이 후회했죠(웃음).” 

과연 그는 자신의 다짐대로 다소 과한 밝음을 줄일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이미 늦은 거 그냥 지금 그대로 쭉 밀어붙여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그게 또 김선신 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 아니겠는가. 그 정도 필살기 하나 정도는 있어야 여신의 독창성이 더욱 빛난다고 믿는다!

아! 그리고 필자가 인터뷰 준비를 열심히 해갔다는 증거를 이쯤에서 공개한다. 

과거 김선신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여신’이라는 칭호에 대해 “나한테 ‘여신’이란 말은 겉도는 기름과 같은 것이다. 우린 ‘여신’이란 타이틀을 얻기보다 프로그램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아나운서로 평가받고 싶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그런 그가 대놓고 ‘여신’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본 코너에 나오다니, 결혼 이후 어떤 심경의 변화라도 생긴 것일까?

“제가 그런 말을 했다고요? 다른 사람 꺼 아니에요? 말도 안 돼~!” 

그러나 당시 인터뷰 기사를 찾아 증거로 제시하자 김선신은 결국 “그랬었나 봐요. 죄송해요”라며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다. 결국 본인이 했던 이야기를 까먹고 있었던 것이다. 후... 드디어 한 번 이겼다. 범인에게서 자백을 받아내는 형사의 심정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마지막 순간 패배의 쓴 잔을 들이킨 김선신은 농구 팬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농구 팬 분들은 되게 오래된 친구 같은 분들인 것 같아요. 제가 2013년도에 농구를 잠깐 하다가 나중에 다시 돌아왔을 때도 오랜 친구처럼 반겨주셨던 것이 감사하게 기억에 남거든요. 그래서 항상 오랜 친구처럼 같이 걸어가면서 제가 늙어서 방송을 하더라고 항상 같이 응원해 주시면서 옆에 계셔주시면 좋겠어요. 저도 그런 분들을 위해서 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8년 2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박진호 기자 ck17@thebasket.kr,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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