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최기창 기자] 현재 분위기가 전혀 다른 두 팀이 만났다.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부천 KEB하나은행은 23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정규리그 마지막 대결을 치른다.

삼성생명은 지난 19일 우리은행에 60-68로 패하며 플레이오프 진출 자격 획득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오르며 기대를 모았지만, 주전급 선수들의 잦은 부상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게 됐다.

한편 하나은행은 4위 삼성생명을 한 경기 차로 맹추격 중이다. 만약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면, 상대 전적에서도 앞서게 돼 4위 다툼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된다.

1R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76-67 부천 KEB하나은행 (부천) 
2R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66-92 부천 KEB하나은행 (용인) 
3R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90-81 부천 KEB하나은행 (용인) 
4R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64-93 부천 KEB하나은행 (부천) 
5R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83-73 부천 KEB하나은행 (부천) 
6R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73-82 부천 KEB하나은행 (용인) 

3승 3패 동률
엘리사 토마스 5G 37:04 26.6점 15.6리바운드 6어시스트 4.6스틸 
박하나 6G 34:24 13점(3점슛 10/31) 4.3리바운드 
고아라 4G 33:54 11.5점(3점슛 4/16) 3.8리바운드 2.8어시스트 2.5스틸 
김한별 5G 23:11 6.4점(3점슛 1/6) 4.8리바운드 
강계리 6G 18:34 6.2점(3점슛 6/19) 
배혜윤 4G 21:49 5.8점 
허윤자 5G 15:37 5.6점(3점슛 2/7) 
레이첼 할리비 4G 11:39 4.8점 3리바운드 (이상 삼성생명)
강이슬 6G 31:18 18.8점(3점슛 22/47) 3.2리바운드 2.5어시스트 2.2스틸
이사벨 해리슨 5G 26:51 16.4점 11.8리바운드 2.4어시스트 
자즈몬 과트미 6G 23:22 15.3점(3점슛 10/21) 6.8리바운드 
염윤아 6G 32:04 13.8점(3점슛 3/8) 5리바운드 4.3어시스트 
김단비 6G 28:38 7.5점(3점슛 7/28) 4리바운드 
백지은 6G 23:59 5.3점(3점슛 4/11) 5.7리바운드 
김이슬 4G 10:49 3.3점 2.3어시스트 (이상 하나은행)

유망주 이주연, 존재감 드러낼까?
시즌 초반부터 주전 선수들의 잦은 부상과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삼성생명은 온갖 악재 속에서도 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을 두고 신한은행과 중위권 다툼을 이어갔다. 그러나 6라운드 들어 연패를 당하며 주춤거렸고, 결국 지난 19일 우리은행에 60-68로 패해 마지막 희망도 사라졌다. 

이제는 오히려 4위 수성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현재 5위 하나은행과는 한 경기 차. 하나은행과의 상대전적도 3승 3패로 동률인 탓에 이날 경기의 승자가 4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이날 경기에서 일부 선수들의 출전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우리은행전을 마친 뒤 임근배 감독은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 가운데 기회를 못 가졌던 선수들이 조금씩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입장에서도 잔여 경기를 활용해 가능성 있는 유망주를 발견하는 것은 절대 손해 보는 일이 아니다. 삼성생명이 이번 시즌을 통해 주전과 식스맨의 차이가 크다는 단점을 여실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엘리사 토마스는 장요근으로 잠시 자리를 비웠고, 고아라도 족저근막염으로 뛰지 못한 적이 있다. 허리가 좋지 않아 결장했던 배혜윤은 최근 아킬레스건도 아프다. 박하나 역시 이번 시즌 내내 부상을 달고 뛰었다.

그러나 삼성생명에는 이들을 받쳐줄 선수가 없었다. 3위 경쟁 상대였던 신한은행이 김아름과 유승희를 번갈아 출장시키며 1군 선수로 키워낸 것과는 분명한 차이다. 남은 경기에서 이주연, 양지영, 박다정 등 유망주에게 조금이라도 기회를 주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신인상 경쟁 중인 이주연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지 관심이다. 

이주연은 데뷔 경기였던 2016년 11월 23일 KEB하나은행전에서 3점슛 2개 포함 10점 3스틸을 올렸다. 당시 신인 선수가 데뷔전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것은 9년 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그러나 이후 별다른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19경기에 나와 평균 10분 54초 동안 2.3점에 그친다. 

하지만 이주연은 여전히 가장 유력한 신인상 후보다. WKBL은 입단 2년 차 이하 선수들에게 신인상 후보 자격을 준다. 최소 조건은 한 시즌에 15경기 이상 출장. 현재 한 시즌에 15경기 이상 출전한 데뷔 2년 차 이하 선수는 박지수(KB)와 이주연밖에 없다. 

다만 시즌이 이대로 끝나면, 이주연의 신인상 수상은 다소 민망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시즌 박지수와의 경합 끝에 밀린 김지영(하나은행)의 기록보다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23일 경기는 이주연의 데뷔전 상대였던 하나은행전이다. 좋은 기억이 있는 상대인 만큼 이주연의 분발이 필요하다. 이주연이 23일 경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지 관심이 쏠린다. 

4위 다툼의 선봉장, 염윤아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됐던 하나은행은 오히려 시즌 막판 전의를 불태우는 모습이다. 현재 11승 20패로 단독 5위지만, 4위 삼성생명과의 차이는 단 한 경기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면 4위에 오른다. 12승 20패로 삼성생명과 승패가 같아지지만, 상대전적에서 앞서게 돼 4위 다툼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다.

하나은행은 지난 시즌 최종전에서 최하위가 됐던 아픔을 씻겠다는 각오다. 하나은행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이었던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52-52로 동점이던 경기 종료 6.8초 전 상대 코트에서 파울을 범하며 자유투를 헌납했고, 결국 최하위로 시즌을 마친 경험이 있다.

최근 하나은행 상승세의 선봉장은 염윤아다.

수비형 선수로 알려져 있던 염윤아는 지난 5라운드부터 공격에서도 조금씩 눈을 뜬 모습이다. 그는 지난달 19일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13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한 뒤 조금씩 반등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삼성생명전에서는 26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맹활약했고, 18일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도 12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6경기 성적도 나쁘지 않다. 평균 13점 4리바운드 5.5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37.5%를 기록했다. 2점슛 성공률도 60.4%에 이른다. 게다가 그는 이번 시즌 삼성생명에 유독 강한 모습이었다. 삼성생명전에서 평균 13.8점 5리바운드 4.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생명은 염윤아에 대한 매치업이 고민이다. 염윤아가 주로 포인트가드로 나서기 때문이다. 포워드 출신인 그를 막기에는 삼성생명의 가드 대부분이 높이에서 밀린다. 염윤아는 덩치 작은 수비수가 자신을 맡으면 자연스럽게 포스트 업을 활용해 득점하거나 동료에게 슛 기회를 연결한다. 

본지 칼럼니스트인 박정은 전 삼성생명 코치는 염윤아에 대해 “상황 판단이 빠르다”며, “상대 수비수를 달고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아는 선수”라고 말했다. 

최근 순도 높은 3점슛을 선보이는 강이슬의 활약도 관심이다. 강이슬은 최근 4경기 3점슛 성공률이 57.6%(19/33)에 이른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18일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도 강이슬은 3점슛 5개를 추가했다. 이날 성공률도 무려 50%였다.

개인 기록 달성에도 탄력이 붙을 지 관심.

강이슬은 현재까지 31경기에서 87개의 3점슛을 성공했다. 남은 4경기에서 13개를 성공하면 한 시즌 100개의 3점슛을 넘어선다. 한 시즌 3점슛 100개 돌파는 박정은 전 코치가 2009-10시즌(107개)에 성공한 것이 WKBL의 유일한 기록이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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