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최기창 기자] 긴 연패에 빠진 KDB생명과 갈 길 바쁜 우리은행이 만났다. 구리 KDB생명 위너스와 아산 우리은행 위비는 22일 구리시체육관에서 정규리그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시즌 내내 부상과 싸워온 KDB생명은 지난 12일 유망주 진안도 더는 뛸 수 없게 됐다. 이제 남은 선수는 12명. 다른 팀보다 적은 숫자로 연패에서 벗어나야하는 숙제가 남았다. 

한편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우승을 쉽사리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막판 KB의 추격이 거세기 때문이다. 우승 경쟁에서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지만 안심을 할 수 없는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25일 KB와의 정규리그 7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 경기가 우리은행에게는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전망이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사흘 전에 치르는 22일 KDB생명전 역시 덩달아 중요해졌다.

1R 구리 KDB생명 위너스 56-88 아산 우리은행 위비 (구리) 
2R 구리 KDB생명 위너스 55-74 아산 우리은행 위비 (아산)
3R 구리 KDB생명 위너스 51-65 아산 우리은행 위비 (아산)
4R 구리 KDB생명 위너스 54-67 아산 우리은행 위비 (구리) 
5R 구리 KDB생명 위너스 56-69 아산 우리은행 위비 (구리) 
6R 구리 KDB생명 위너스 50-79 아산 우리은행 위비 (아산)

우리은행 6승 우위
아이샤 서덜랜드 5G 28:43 14.4점(3점슛 3/7) 8.4리바운드 
한채진 6G 34:20 9점(3점슛 8/20) 3.5리바운드 
샨테 블랙 6G 19:06 7.8점 6.5리바운드 
김소담 5G 23:08 5.8점(3점슛 1/2) 2.4리바운드 
노현지 6G 25:25 5.3점(3점슛 5/19) 
구슬 6G 24:12 4.7점(3점슛 4/19) 2.5리바운드 (이상 KDB생명)
박혜진 6G 37:07 16.3점(3점슛 1/5) 5.5리바운드 5.3어시스트 2스틸 
임영희 6G 30:33 13.7점(3점슛 5/14) 3.5리바운드 5어시스트 
나탈리 어천와 5G 26:08 12.4점 10.8리바운드 
김정은 5G 27:14 10.8점(3점슛 4/18) 3리바운드 2.8어시스트 2.2스틸
데스티니 윌리엄스 5G 26:14 10.4점 8리바운드 
최은실 6G 17:10 4.8점(3점슛 3/8) 3리바운드 (이상 우리은행)

연패 탈출보다 다치지 않는 게 먼저

KDB생명의 마지막 승리는 2017년 12월 9일 삼성생명과의 경기였다. 이날 경기 이후 KDB생명은 현재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한 채 17연패를 당하며 한 시즌 최다 연패기록의 불명예를 새로 썼다.

특정 팀 상대 연패 기록 역시 KDB생명의 차지다. KDB생명은 2014-2015시즌 이후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다. 현재 우리은행전 27연패다. 

KDB생명의 패배는 WKBL의 역사가 된다. 만약 이날 경기에서 패하면, 한 시즌 최다 연패기록이 18연패로 늘어난다. 우리은행전 연패도 28연패가 된다. 모두 WKBL 역대 최다 기록이다.

그러나 연패 걱정보다 더 신경 써야 할 것은 부상이다. 

KDB생명은 지난 12일 정규리그에 앞서 열린 신한은행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진안마저 부상으로 쓰러졌다. 

진안은 이날 퓨처스리그 도중 엄지손가락을 다쳤다. 전반 막판 슛 이후 경합과정에서 넘어지며 오른손 엄지손가락에 통증을 호소했다. 정확한 검진을 위해 병원으로 이동했고, 이내 곧 골절 진단을 받으며 수술대에 올랐다. KDB생명 측은 “회복에만 6~8주 정도 걸린다”고 밝혔다. 남은 일정을 생각하면, 시즌 아웃이다. 

KDB생명은 시즌 내내 부상과 싸워왔다. 시즌 시작 전 유망주 홍소리가 무릎을 다쳤고, 조은주와 이경은도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다. 야심 차게 선발했던 주얼 로이드도 피로 골절로 시즌 중반 짐을 쌌다.

후반기에도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가능성을 선보이던 안혜지가 경기 도중 쇄골을 다쳐 시즌 아웃됐다. 이날 다친 진안까지 포함하면 부상으로 무려 6명이 시즌을 조기에 마쳤다.

22일 경기에서도 KDB생명의 가장 큰 적은 부상이다. 이제는 엔트리에 남은 선수도 별로 없다. 이제는 외국인 선수 두 명을 포함해 단 12명이 남았다. 남은 경기는 총 5경기. 우선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연패 탈출은 그다음이다. 

물론 KDB생명은 남은 경기를 부담 없이 치를 수 있다. 특히 22일 우리은행전은 더더욱 그렇다. KDB생명은 현재 최하위가 확정된 상황. 반면, 우리은행은 현재 KB와 함께 치열한 선두 다툼 중이다. KDB생명의 어린 선수들이 우리은행의 최정예를 상대로 소중한 경험을 쌓을 좋은 기회다. 

구슬과 노현지가 이날 맞대결을 통해 경기력을 회복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둘은 시즌 중반 다친 뒤 좀처럼 몸 상태를 끌어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날 경기를 통해 두 선수가 경기력을 점검한다면, KDB생명의 연패 탈출은 조금 더 빨라질 수 있다. 

우리은행도 지칠 수 있다
최하위가 확정된 KDB생명과는 달리 우리은행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는 중이다. 우리은행은 이날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인 KDB생명을 만난 뒤 25일 KB와의 일전을 치른다. 정규리그 우승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우리은행은 현재 주력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9일 삼성생명과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14일 KB와의 경기를 치른 후 5일 만에 맞이한 경기였다. 하지만 여전히 선수들은 지쳐 보였다. 2월 들어 수면 위로 떠오른 체력 문제가 휴식 이후에도 좀처럼 해소되지 않은 모습이다. 

4쿼터 승부처에서 '에이스' 박혜진의 슛이 일관적으로 짧았다. 또 김정은과 나탈리 어천와가 쉬운 득점을 놓치는 장면도 연출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야투 성공률이 40%에 그쳤다. 박혜진은 야투 성공률이 25%에 그쳤고, 김정은도 38%에 머물렀다. 최고참 임영희만 55%의 성공률을 기록했을 뿐이다. 삼성생명이 최근 무기력했던 모습을 떨치고 적극적인 수비를 펼치기도 했지만 우리은행으로서는 불만스러운 수치다.

위성우 감독도 부인하지는 않았다. 위 감독은 “연승이 끊겼을 때가 가장 위험하다”고 말하면서도 “현재 체력적인 것도, 분위기도 잡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정은 역시 마찬가지. 그는 “시즌 초반 박빙의 승부 속에서 체력을 쥐어짜면서 치른 경기가 여러 번 있었다”며 “현재 체력이 떨어진 상태다. 다들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2일 경기 역시 우리은행의 관건은 체력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우리은행이 압도적이다. 우리은행이 KDB생명에게 지는 것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남은 경기, 1승의 무게가 KDB생명보다 확실히 무거운 우리은행은 이후의 경기까지 감안해야 한다.

상대에게 말리면 제대로 된 경기를 펼치기 힘들다. 당장의 승부에서는 이기더라도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데 역효과다. 우리은행의 다음 상대가 KB임을 감안할 때 우리은행은 체력 안배와 경기 감각 유지의 숙제와 함께 승리를 챙겨야 한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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