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지난 주 프로농구를 뜨겁게 달군 팀이라면 단연 전주 KCC 이지스와 원주 DB 프로미다. 한때 공동 2위를 차지하며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던 두 팀은 거센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 주를 마쳤다. 

DB는 타이트한 일정 가운데도 외국선수 디온테 버튼이 중심을 잡아주며 고비를 넘겼다. 버튼의 폭발적인 득점력과 이타적인 수비가 없었다면 DB의 3위 수성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높이가 강점인 KCC는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이던 외곽 슈터에 이정현이 가세하며 정점을 찍었다. 개막 초만 하더라도 새로운 팀에 적응 못하던 이정현이지만 근래 들어 동료들과의 손발이 맞아들어가며 장기인 외곽슛에서도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DB 상승세의 원동력 디온테 버튼
*버튼 주간 기록 일지 
12월 5일 LG : 20득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 2점슛 성공률 64%(7/11)
12월 7일 전자랜드전 : 23점 10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 2점슛 성공률 53%(8/15)
12월 9일 KCC전 : 17점 6리바운드 9어시스트 3스틸 2점슛 성공률 50%(8/16)

DB는 지난 11월 29일부터 9일까지 하루 걸러 하루 경기를 갖는 이른바 퐁당 일정을 치렀다. 이런 일정은 홈이건 원정이건 간에 선수들이 힘들어할 수밖에 없는 일정. 이런 때는 상대팀에 대한 패턴을 준비하는 것보다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 된다. 

이런 가운데서도 DB는 총 6경기에서 4승 2패를 거두며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 2패 가운데서도 일방적으로 진 경기는 없다. 3일 삼성 전도 74-79로 5점차 승부를 펼쳤고, 9일 KCC전은 10점차 이상 나던 것을 4쿼터 들어 집중력을 발휘해 마지막에 동점을 만들어 KCC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도 했다.

이런 DB 상승세의 가장 큰 원동력은 뭐니뭐니해도 디온테 버튼이다. 살인적인 일정에 국내 선수들의 체력이 지친 가운데서도 버튼 만큼은 시쳇말로 ‘1’도 힘들어하지 않으며 코트를 종횡무진했다. 지난 주 3경기에서 50%가 넘는 2점슛 성공률을 기록했고 경기당 평균 20점 이상을 넣으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9일 KCC 전에서는 하승진과 찰스 로드를 앞에 두고 통렬한 원핸드 덩크슛을 꽂기도 하는 등 단순히 득점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칫 떨어질 수도 있는 팀의 사기를 올려주는 플레이로 이상범 감독과 동료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 

버튼의 강점은 그 누구보다 파워풀하고 폭발적인 득점력에 화려한 기술을 갖고 있지만 독불장군식의 플레이를 하지 않고 팀에 융화된 플레이를 한다는 점이다. 이런 버튼이 있는 한 올 시즌 DB의 상승세는 계속해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매서운 득점 본능 살아난 슈터 이정현 
*이정현 주간 기록 일지 

12월 6일 SK전 : 19득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2점슛 성공률 60%(3/5) 3점슛 성공률 40%(4/10)
12월 9일 DB전 : 6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20%(1/5)
12월 10일 전자랜드전 : 16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2점슛 성공률 60%(3/5) 3점슛 성공률 60%(3/5)

하승진과 찰스 로드, 안드레 에밋 등을 보유해 10개 구단 중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KCC가 유독 힘들어했던 부분은 바로 외곽슛이었다. 강력한 제공권 장악에도 불구하고 적시에 터지지 않는 외곽슛 때문에 힘들게 풀어간 경기도 많고 진 적도 있다. 이런 점을 해소하기 위해 데려온 것이 바로 슈터 이정현이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르기는 힘들었다. 비시즌 동안 같이 손발을 맞춘 시간이 적다 보니 이정현도, 팀 동료들도 서로에게 적응하는 게 어려웠다. 이정현 역시 10일 경기가 끝난 뒤 “사실상 시즌 개막전부터 팀 동료들과 손발을 맞추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이제야 선수 특성이 파악됐다. 많이 적응한 것 같다. 선수들이 좋아하는 플레이를 잘 하게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이정현은 지난 6일 SK 전에서 안타깝게 패하긴 했지만 3점슛 4개 포함 19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이어 9일 경기에서는 잠시 숨고르기를 했지만 10일 전자랜드 전에서는 3점슛 3개 포함 16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2쿼터 초반 전자랜드가 추격의 의지를 불태울 때 3점슛과 미드레인지 등으로 10점을 올리며 점수차를 벌린 게 바로 그다. 

안정적이면서도 강력한 외곽 한 방은 팀에 생기를 불어넣고 승리를 가져다 준다. 국내 프로농구에 안정적인 외곽 슈터가 극히 적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정현의 존재는 KCC 입장에서 가장 큰 무기일 수밖에 없다. 이정현과 KCC의 앞으로의 플레이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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