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아직은 보스턴의 녹색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낯설었다. 그러나 카이리 어빙이 보여준 실력은 여전했다. 

보스턴 셀틱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18일(한국시간) 오전 시즌 개막전 매치를 치렀다. 결과는 클리블랜드의 3점차(102-99) 신승. 많은 관심을 모았던 경기답게 두 팀은 치열한 접전 양상을 이어가며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이날 경기는 이번 여름 보스턴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어빙의 첫 경기로도 주목을 받았다. 지난 여름 어빙은 클리블랜드에 공개적으로 트레이드를 요청하며 큰 이슈를 만들었다. 2011년 데뷔 후 클리블랜드에서만 6시즌을 뛴 어빙의 깜짝 트레이드 요청. 르브론 제임스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이 중심이 된 팀을 꾸리고 싶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비시즌을 뜨겁게 달구며 약 한 달여의 시간이 소요된 어빙의 트레이드는 보스턴과의 딜로 그 마침표를 찍었다. 

공교롭게도 지난 시즌 동부 컨퍼런스 1,2위를 차지한 보스턴과 클리블랜드는 개막전부터 일전을 치렀다. 이제는 보스턴의 유니폼을 입게 된 어빙 역시 지난 6년간 자신의 안방이었던 퀴큰 론즈 아레나에 방문했다. 

클리블랜드의 팬들은 어빙이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보냈다. 이에 아랑곳 않고 어빙은 팀의 첫 공격부터 성공시키며 보스턴에서의 첫 득점을 신고했다. 어빙의 이적이 아직은 낯설었는지 현지 중계 자막은 클리블랜드의 득점이 올라갔다. 이후 한참이 지나서야 보스턴의 득점으로 자막이 수정됐다. 

접전 양상으로 이어지던 1쿼터 중반에는 고든 헤이워드의 부상이라는 악재가 덮쳤다. 어빙의 엘리웁 패스를 받기 위해 공중에 뜬 헤이워드는 불안정한 착지로 왼쪽 발목이 완전히 꺾였고 결국 들것에 실려 라커룸으로 향했다. 왼쪽 발목 골절 진단을 받은 헤이워드는 시즌 아웃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상황. 

예상치 못한 사태에도 불구하고 어빙과 보스턴 선수들은 침착했다. 이후 어빙은 무리한 공격보다 팀 동료들의 움직임을 살리는 플레이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3쿼터까지 어빙은 단 11개의 야투를 시도하며 12점을 기록했다. 대신 어시스트만 7개를 뿌리며 동료들의 득점을 도왔다. 어빙의 주도 하에 팀플레이가 살아난 보스턴은 3쿼터에만 33점을 뽑아내며 18점까지 뒤지던 경기를 접전으로 만들었다. 

어빙의 진가는 4쿼터 들어 나왔다. 쿼터 초반 어빙의 3점슛 2개가 연달에 림에 꽂혔다. 이후 어빙은 3점슛 1개를 더 추가해 팀의 역전을 이끌었다. 팀이 그에게 기대한 해결사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4쿼터에만 10점을 몰아넣은 어빙의 활약 속에 접전 양상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러나 보스턴은 마지막 순간 재역전을 허용하며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어빙 역시 종료 직전 동점 시도를 위한 회심의 3점슛을 시도했으나 불안정한 자세에서 시도한 슛은 성공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어빙의 마지막 슛을 수비한 선수는 이전 동료였던 르브론 제임스. 종료 버저가 울린 후 두 선수는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지난 앙금을 풀었다.   

어빙은 개막전에서 22점 10어시스트로 더블-더블 활약을 선보이며 여전한 실력을 선보였다. 비록 접전 끝에 팀이 패하며 어빙의 개막전은 ‘절반의 성공’에 그쳤지만 충분히 남은 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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