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서울, 박상혁 기자] 헤인즈의 코트 위 존재감은 3시즌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다. 

서울 SK 나이츠는 1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94-78로 이겼다.

이날 경기는 SK의 올 시즌 홈 개막전이라는 타이틀도 있었지만 외국선수 애런 헤인즈가 3시즌 만에 팀에 복귀해 갖는 공식 경기라는 점에서 모두의 주목을 받았던 경기였다. 물론 그 상대가 지난 시즌까지 헤인즈가 몸담았던 오리온이라는 점도 주목거리였다. 

SK는 헤인즈와 함께 하는 동안 정규리그 우승은 물론이고 챔피언에 근접한 전력의 팀이었지만 헤인즈가 없던 세 시즌 동안은 부침을 면치 못했다. 그간 무너진 팀 플레이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문경은 감독은 이런 위기를 타개할 해결책으로 다시금 헤인즈 선택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3시즌만에 복귀한 헤인즈는 여전했다. 아니 코트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안정감을 줬다. 팀에 득점이 필요할 때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올렸고 수비와 리바운드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헤인즈의 가세로 문경은 감독은 과거 SK 전성기의 원동력인 드롭존을 구사하며 오리온의 득점을 봉쇄했다.

공격에서는 자신이 득점을 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에게 더블팀이 붙을 때마다 반대편에서 찬스를 맞은 동료에게 날카로운 어시스트를 건넸다. 이렇듯 경기 리딩이 가능한 헤인즈의 가세로 김선형은 경기를 리딩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속공과 드라이브 인 등 자신의 장점을 더욱 살릴 수 있었다.

테리코 화이트 역시 입맛에 맞는 패스를 받자 정확도 높은 외곽슛을 던졌고 최준용 역시 스윙맨으로 활용 폭이 높아졌다. 최부경과 김민수 등 빅맨들도 공격 외에 골밑 수비에도 가담하는 헤인즈의 가세로 좀더 적극적인 골밑 플레이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즌까지 볼 흐름이 막힌 듯 답답한 경기력을 펼쳐야 했던 SK는 헤인즈 한 명의 가세로 물 흐르듯 자연스런 볼 흐름과 팀플레이를 구사하는 팀으로 바뀌었고 그 결과 개막전 첫 승이라는 달콤한 결과를 얻었다.

물론 문제점도 있었다. 헤인즈가 벤치로 물러나자 SK는 볼 흐름이 뻑뻑해지며 이전과 다르게 급격히 떨어지는 경기력을 보였다. 2쿼터 중반까지 37-27로 앞서던 SK가 쿼터 막판 오리온 스펜서에게 잇달아 득점을 허용하며 42-42의 동점까지 허용한 게 좋은 예다. SK로서는 헤인즈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여겨진다.

헤인즈의 가세로 지난 시즌과 180도 달라진 SK가 개막전에서 주어진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그리고 올 시즌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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