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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환의 NBA노트] ‘NBA vs 트럼프’ 전쟁은 시작됐다

기사승인 2017.09.26  11: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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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이동환 기자] 모든 것은 1년 전 한 NFL 선수의 행동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8월 열린 NFL(프로미식축구) 프리시즌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와 그린베이 패커스의 경기.

샌프란시스코 소속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은 경기 전 미국 국가가 연주되자 특이한 행동을 취했다. 다른 선수들처럼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올리는 대신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멍하니 앞을 바라본 것이다.

캐퍼닉의 행동은 당시 미국 사회에서 큰 논란을 낳고 있던 미국 경찰들의 흑인 과잉 진압 사태에 대한 저항의 표현이었다.

당시 캐퍼닉은 “흑인과 유색 인종을 차별하는 나라를 위해서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이것은 나에게 풋볼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이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굉장히 이기적인 행동이다”라고 했다.

캐퍼닉의 이 행동은 이후 미국 사회에서 엄청난 화제가 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가 각각 지지와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의 애덤 존스, 골든스테이트의 스테픈 커리와 드레이먼드 그린도 캐퍼닉의 행동에 대해 입을 열었다. 미국 내에 스포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굉장히 큰 논란을 낳은 사건이었다.

그리고 약 1년이 지난 지금, NFL은 대통령이 된 도널드 트럼프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캐퍼닉으로부터 시작된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지난 24일 트럼프는 ‘만약 NFL 선수들이 국기와 국가에 대한 결례를 멈출 때까지 팬들이 경기 관람을 보이콧한다면 상황이 빠르게 달라질 것이다. NFL 구단주들은 무례한 선수들을 해고하거나 징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폭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근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열린 선거 지원 유세에 참가한 트럼프는 NFL 선수들을 “son of bitch”라고 부르며 미국 스포츠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NFL은 곧바로 트럼프와의 전쟁에 돌입했다.

5일 열린 NFL(프로미식축구) 볼티모어 레이븐스와 잭슨빌 재규어스의 경기에서는 국가가 연주되자 양 팀 선수들이 모두 팔짱을 낀 채 한 쪽 무릎을 꿇었다. 같은 날 열린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마이애미 돌핀스의 경기에서는 양 팀 선수들이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라커룸에 박힌 채 그라운드에 아예 나타나지 않았다.

선수들만이 아니었다. 현장에 있었던 3명의 NFL 구단주가 선수들의 이 행동에 동참했으며, 같은 날 NFL 32개 구단의 절반 가까이가 공식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규탄했다.

26일에는 NFL 최고의 인기 팀 중 하나인 댈러스 카우보이즈 선수단과 제리 존스 구단주가 ‘무릎 꿇기’ 행동에 동참했다. 그렇다. 사실상 트럼프는 지금 NFL 사회 전부를 적으로 돌린 상황이다.

 

그리고 우리가 주목할 것은 NBA 역시 도널드 트럼프와의 전쟁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전세계 NBA 뉴스란을 가장 뜨겁게 달궜던 소식은 카멜로 앤써니의 오클라호마시티행 소식이었다.

하지만 정작 NBA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소식은 따로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골든스테이트 선수단 초청을 취소한 사건이었다.

매년 북미 4대 스포츠 우승 팀은 백악관을 방문해 기념 행사를 가지는 관례가 있다. NBA 우승 팀들 역시 다음 시즌 워싱턴 원정 일정에 맞추어 백악관을 방문하곤 했다.

하지만 골든스테이트의 케빈 듀란트가 지난 6월 우승 후 “백악관에 가지 않겠다”라고 발언한 데 이어 스테픈 커리가 “만약 백악관에 초청받는다면 나는 ‘No’에 투표할 것이다”라고 최근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했다.

결국 트럼프는 24일 트위터를 통해 ‘챔피언 팀에게 백악관을 가는 것은 영광으로 여겨지던 일이다. 하지만 커리가 망설이고 있으니, 골든스테이트의 백악관 초청을 취소하겠다’라고 돌연 선언해버렸다.

 

트럼프의 초청 취소가 알려지자 NBA 선수들과 관계자들은 황당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대통령이라기엔 너무 치졸하고 유치한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선수협 회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 폴은 “미국에서 정말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도대체 이 사람은 왜 스포츠 선수가 국가 연주 때 무릎을 꿇고 백악관을 가지 않는지에 대해 과한 관심을 두는지 모르겠다”라며 “이 사람이 NFL 선수들의 면전에 ‘son of bitch’라고 외칠 자격이 있는 남자인지조차 의심이 간다”라고 했다.

다른 NBA 스타들도 트럼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드레이먼드 그린은 “도대체 이 남자가 어떻게 아직까지 미국을 이끌고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워싱턴의 브래들리 빌은 “이미 상대가 안 오겠다고 했는데 초청을 취소하는 게 어떻게 가능한 거지?”라며 트럼프의 발언을 조롱했다.

 

르브론 제임스도 가만 있지 않았다. 르브론은 트위터를 통해 “당신(트럼프)은 커리가 이미 백악관에 안 가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초청을 취소했다. 애초에 초청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던 거다. 당신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백악관에 가는 것은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었다!:라고 했다.

이어서 르브론은 직접 인터뷰 영상을 게재해 트럼프를 더 구체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다음은 영상에 있었던 르브론의 발언 내용 일부다.

“우리는 스포츠가 얼마나 사람들을 뭉치게 만드는지, 스포츠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열정이 녹아 있는지 잘 알고 있다. 또한 우리가 얼마나 스포츠를 사랑하고 그런 스포츠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우정과 같은 것들을 만들어내는지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포츠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도널드 트럼프의 행동을 나는 절대 지지할 수 없으며, 그 행동을 그냥 묵과할 수도 없다.

최근 우리는 NFL 구단주들을 향해 선수들을 해고하라고 주장하는 트럼프의 모습을 보았다. 그건 정말 옳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 나는 NBA에서 함께 뛰고 있는 동료 선수들(골든스테이트 선수단)이 백악관에 아예 초청받지도 못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이것도 내가 절대 지지할 수 없는 일이다.

자멜 힐(최근 트럼프를 비판했다가 ESPN으로부터 부당한 해고 압박을 받았던 여성 방송인), 콜린 캐퍼닉과 같은 많은 사람들이 이 사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특정 집단이 아닌 미국 사회 전체를 위한 일이다.

…우리는 절대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미국인들은 이럴 때 더 강하게 똘똘 뭉쳐야 한다. 지금은 너무나 위태로운 시기이고 나 역시 이 사태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여야 했다고 생각했기에 이런 말들을 영상에 남기게 됐다”


한편 아담 실버 NBA 총재는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NBA 선수들의 행동을 지지하고 나섰다.

실버 총재는 공식 성명을 통해 “나는 선수들이 백악관을 방문하는 것을 바라는 쪽이다. 또한 선수들이 대통령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공유하는 것도 매우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골든스테이트의 백악관 방문이 이뤄지지 않아 실망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우리 선수들이 미국 사회의 중요한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활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라고 했다.

 

26일에는 대부분의 NBA 팀들이 2017-18시즌 트레이닝 캠프 시작을 앞두고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그리고 이날 각 팀의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가장 큰 화두가 된 인물도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특히 샌안토니오의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나는 아직도 너무 속이 안 좋다. 공화당 정치인(트럼프)이 선거에 이겨서가 아니다. 그 사람이 역겨운 톤과 의도로 쏟아내는 인종차별주의적이고, 성차별주의적이고, 외국인차별주의적인 발언들 때문이다. 나는 지금 절반의 국민들이 트럼프의 그런 행동을 내버려두고 있는 나라에 살고 있다. 그게 지금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부분이다”

“지금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부끄러운 나라가 되어 버렸다.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트럼프가 하는 일들에 잔뜩 흥분해서 혼란에 빠져 있거나, 우리가 생각해온 품위 있는 미국과 그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밑바닥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내가는 것이다” 포포비치 감독의 말이다.

멤피스의 데이비드 피즈데일 감독은 아예 트럼프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피즈데일 감독은 “지금 트럼프가 북한을 상대하고 하고 있는 짓들을 봐라. 전쟁을 부추겨서 미국 군인들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리려고 하고 있다”라며 “얼마나 많은 미국 군인들이 지금 남한과 일본에 가 있는지 아는가?”라며 “국가와 미국 군인들을 욕보이고 있는 것은 NFL 선수들이나 NBA 선수들이 아니라 트럼프다”라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있었던 UN 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향해 강경적인 발언을 쏟아낸 뒤 세계 사회의 눈총을 받고 있다. 이후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북미 관계는 더 악화하고 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러셀 웨스트브룩은 “도널드 트럼프의 발언은 불필요하고 들어주기 힘든 수준이다. 나는 그가 하는 어떤 말에도 동의할 수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했으며 댈러스의 릭 칼라일 감독은 “나는 우리 선수들의 발언과 의사를 지지한다”라고 했다.


NFL을 넘어 NBA로도 확산된 강력한 反트럼프 정서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단순한 반감을 넘어 분노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1일부터 시작하는 프리시즌, 18일부터 시작하는 정규시즌에 NBA 선수들이 경기 전 미국 국가를 들으며 코트 위에 한쪽 무릎을 꿇거나 다 같이 팔짱을 끼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렇게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아, 지금 저들은 도널드 트럼프와 싸우고 있구나.’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코리아, 트위터 캡쳐

이동환 기자 no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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