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용인, 김영현 기자] 지난 시즌 가승인 논란으로 모비스에서 시즌을 마치지 못했던 외국인 선수 마커스 블레이클리(192cm)가 새 시즌 완전한 모비스의 선수로 돌아왔다.

블레이클리는 2017 KBL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8순위(1~4순위 재계약, 실질적 4순위)로 울산 모비스 피버스의 부름을 받았다. 블레이클리는 지난 시즌 대체 선수로 모비스에서 뛴 바 있다.

당시 11경기에 나서 평균 26분 41초를 뛰며, 18점 9.8리바운드 5.4어시스트 1.3스틸로 양동근, 이종현, 네이트 밀러 등 주축이 빠진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줬다.

큰 키는 아니지만, 포스트 장악력을 갖춘 데다 경기 운영 능력도 있어 모비스에게는 최적의 선수였다. 이에 모비스도 완전 교체를 고려했지만, 블레이클리의 주가가 치솟으면서 구단들의 가승인 논란이 불거져 끝내 그 바람을 이루지 못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모비스에서 뛰는 블레이클리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됐다.

팀에 합류한 블레이클리는 당장 시즌을 치러도 될 정도로 몸을 잘 만들어온 모습이었다. 현재 팀 훈련과 연습경기를 소화하고 있는데, 지난 16일 경희대와의 연습경기에서는 13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 3블록으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이며 새 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경기 후 만난 그는 “모비스에 다시 와서 기분이 너무 좋고, 새 시즌이 기대된다. 젊은 선수들이랑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점점 좋아질 것 같다. 6~7명이 주전인데, 여기서 김광철이나 김동희가 더 분발해서 나은 모습을 보여주면 팀이 더 강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어 “김광철과는 지난 시즌에 같이 뛰었다. 아직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지난 시즌보다 더 좋아진 모습이 있다. 김동희는 정신력이 너무 좋아 보인다. 본인이 실수해도 무너지지 않으려는 모습들을 간간이 봤다”며 루키 두 명을 콕 짚은 이유에 관해 알려줬다.

지난 시즌을 모비스에서 끝마치지 못했던 것은 블레이클리에게도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는 “불운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더 아쉬웠던 건 정상 전력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부상자가 복귀하면 새로운 부상자가 생겼다. 그래도 부상자가 많았던 것치고는 모비스가 선전했다고 생각한다. 부상자만 없다면, 그런 흐름을 이번에도 잘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가 새 시즌에 가장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양동근과의 호흡이었다.

그는 “지난 시즌 양동근과 같이 뛰지 못했다. 이번에는 함께 뛸 수 있어서 기대가 크다. 양동근이 없을 때 내가 포인트가드부터 빅맨 역할까지 모두 해야 해서 부담감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양동근이 있으니까 인사이드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양동근은 두 말 할 것 없이 존재감이 큰 선수다. 있고 없음의 차이가 너무 크다. 리더십도 있어서 무슨 일이 있으면 그를 통해 말할 수 있고, 자신감도 갖게 해준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또 그는 함께 모비스에 뽑힌 애리조나 리드(189.7cm)에게 연습경기 도중에 많은 걸 알려주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 수비 연습 때도 꼼꼼히 설명해주며, 리드의 적응을 도왔다.

그는 “나는 모비스가 어떤 농구를 추구하는지 나름대로 알고 있으니까 (애리조나) 리드가 빨리 적응하게끔 하려고 계속 말해주고 있다. ‘모비스의 농구는 너의 농구가 아닌, 팀 농구를 추구하는 곳’이라고 말이다. '상황에 따라 어떤 움직임을 가져가면 좋겠다'고 말해줬고, 리드도 잘 받아들이는 친구여서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모비스는 새 시즌을 블레이클리와 리드로 단신 선수 두 명으로만 구성해 관심을 끌었다. 단신으로만 뽑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센터 이종현의 존재지만, 작은 키에도 인사이드에서 버틸 수 있고 인-아웃에서의 활용도가 높은 블레이클리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도 있다.

그는 “신장이 모든 걸 말해주는 건 아니다. 수비와 팀 케미스트리가 먼저이므로 신장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반대로 ‘상대팀이 우리에게 맞춰줘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스몰라인업의 장점도 있으니까 상대팀도 그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우리만의 장점을 가져가면 새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잠깐이었지만, 모비스에서 강력한 임팩트를 남긴 블레이클리. 비시즌 동안 동료들과 손발을 더 맞춘 후 맞게 될 새 시즌 모비스의 블레이클리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사진 = 김영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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