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강하니 기자] 케빈 듀란트가 백악관 방문 보이콧을 선언했다. 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가 백악관에 초청되더라도, 듀란트의 모습은 볼 수 없을 전망이다.

ESPN은 18일(이하 한국시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케빈 듀란트가 백악관 방문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ESPN과의 인터뷰에서 듀란트는 단호한 목소리로 백악관 방문에 대한 부정적 의사를 드러냈다. 듀란트는 “아니요, 안 갈 겁니다”라고 운을 떼며 “지금 백악관에서 일하는 사람에 대한 어떠한 존경심도 생기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듀란트가 말한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지난 1월 대통령에 취임한 트럼프는 이후 여러 가지 문제로 논란을 야기해 왔다. 케빈 듀란트는 물론 르브론 제임스, 스테픈 커리 등 많은 NBA 스타들은 인종차별적인 성격을 띄고 있는 반이민 정책을 추진하는 트럼프를 좋아하지 않는다. 지난 6월 골든스테이트가 우승을 차지한 직후 백악관 방문 여부가 이슈가 된 것도 그래서였다.

당시만 해도 스테픈 커리, 케빈 듀란트, 스티브 커 감독 등은 백악관의 초청이 있을 경우 굳이 방문을 거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하지만 최근 샬러츠빌에서 백인 우월주의를 앞세운 폭력 시위가 벌어지고 사망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비난 대신 “두 편(인종차별 세력과 이에 반대하는 세력)에 모두 책임이 있다”라며 양비론을 내세운 것이 많은 미국인들을 등 돌리게 만들고 있다. 기존에 트럼프를 반대하던 이들은 물론 트럼프가 속한 공화당마저 트럼프의 발언을 강력 규탄하고 있다. 애초에 트럼프를 좋아하지 않았던, 심지어 백인 우월주의의 공격 대상이라 볼 수 있는 흑인 NBA 선수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NBA는 인종 차별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리그다. 지난 2월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샬럿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올스타전은한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차별금지법 반대 법안 통과 문제로 아예 취소되기도 했다. 이전에는 비공식 석상에서 선수들에 대해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쏟아낸 도널드 스털링 전 클리퍼스 구단주가 아예 퇴출되기도 했다.

때문에 케빈 듀란트의 백악관 방문 거부 보이콧은 예상됐던 수순이기도 하다. 듀란트는 “나는 트럼프가 생각하는 것들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백악관에 가지 않음으로써 내 목소리가 백악관에도 전달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선언이 골든스테이트 구단 전체의 결정이 아닌 개인적인 결정이라고 덧붙인 듀란트는 “그냥 이건 정말 나 개인의 판단이다. 내가 아는 우리 팀 동료들은 이 선택에 대해 존중해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NBA 디펜딩 챔피언의 백악관 방문은 보통 시즌 중 워싱턴 원정 일정 중에 이뤄진다. 골든스테이트는 내년 3월에 워싱턴 원정 경기를 소화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듀란트는 이 기간에 백악관을 찾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듀란트의 백악관 방문 거부가 도미노 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여러차례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던 스티브 커 감독을 비롯해 스테픈 커리, 클레이 탐슨, 드레이먼드 그린 등 다른 골든스테이트 선수들도 백악관 방문을 거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골든스테이트 구단 차원의 결정이 있을지도 모른다. 과연 골든스테이트와 도널드 트럼프의 만남은 성사될 수 있을까.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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