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편집부/박지영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이 인터뷰가 나가는 시점엔 강상재가 그 공약을 실행했을까?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신인왕을 수상한다면 강상재는 유도훈 감독에게 ‘뽀뽀’를 하겠다는 공약을 밝혔다. 오직 바스켓데이트에서만 비밀스레, 또 조심스럽게 얘기한 공약이었고, 필자도 시상식에 사회자로 참여하기 때문에 이 깜짝 공약이 성황리에 이루어질 수 있을지 매우 기대가 된다. 시즌 막판 그의 모습을 본다면 불가능할 것 같지도 않다. 

과연 바스켓 데이트 독자들은 어떤 미소를 띠며 이 글을 읽고 있을까? 안타까움의 미소일까? 아니면 시상식에서 감독님께 ‘감사의 뽀뽀’를 하고 있는 강상재 선수의 모습을 회상하며 짓고 있는 웃음일까?

해당 기사는 <더 바스켓> 2017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신인왕에 대한 숨기지 않는 욕심
박지영(이하 '지영'): 3월 14일 LG전에서 초반에 부상이 있었습니다. 몸은 괜찮나요?
강상재(이하 '상재'): 일단 생각보다 심한 게 아니라서 내일은 어렵지만 토요일 경기는 뛸 수 있을 것 같아요.
지영: 경기 초반 교체됐잖아요. 어떻게 된 거에요?
상재: 1쿼터에 (김)종규 형한테 발을 밟혔는데. 밟힌 상태에서 발을 들다보니 틀어져서요. 그대로 뛰는데 계속 너무 아프더라고요. 발도 못 딛겠고요. 교체해달라고 말했어요.
지영: 플레이오프 앞두고 중요한 게임이라 더 속상하진 않았나요?
상재: 이겼으면 6강이 확실시까지는 아니더라도, 유리한 고지로 올라 설 수 있었는데 많이 속상했죠. 저도 경기 초반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에 더 아쉬웠어요. 컨디션만 봤을 때는 어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는데... 그래도 아직까지는 희망이 있잖아요? 감독님 코치님도 항상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고요. 오늘은 부상 때문에 연습을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웃음) 팀 연습 분위기는 항상 좋아요.
지영: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상재: 다행히 뼈나 인대에 문제가 없어서 다시 뛰는데 크게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지는 않아요.

지영: 시즌 초반에 비해 경기력이 올라온 가장 큰 계기는 뭐에요?
상재: 감독님의 믿음이죠. 믿고 기용해주시니까 자신감을 얻었어요. 그 믿음에 보답하려고 노력을 했고 그 노력의 결실들이 보이는 게 아닐까 싶어요. 
지영: 어떤 노력을 했는데요?
상재: 감독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사실 초반에는 프로에서 뛸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체지방도 많이 빠지고 몸에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출전 시간도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변화들이 나타난 것 같아요.
지영: 연습을 그렇게 많이 했다면서요?
상재: 초반에는 7시부터 아침 먹기 전까지 슈팅훈련도 하고, 코어훈련, 그리고 야간에도 슈팅 훈련을 많이 했어요. 식단조절도 2-3주 정도 했었고. 그렇게 한두 달을 보낸 것 같아요. 항상 김승환 코치님께서 새벽이나 야간훈련에 함께 나와서 도와주셨어요.
지영: 듣기만 해도 힘든데요?
상재: 대학교 때도 그렇고 새벽훈련을 해본 적이 없어요. 아침에 일어나는 게 가장 힘들었지만 나중엔 적응도 되고, 사실 저에게 꼭 필요한 훈련이었기 때문에 적응하려고 노력했어요.

지영: 5라운드에는 외박까지 끊겼다고...
상재: 네. 하하. 그래도 시즌이 일단 다 끝나가기도 하고. 신인상을 받는 것이 저에게는 더 간절하기 때문에 외박 안 나가는 것 쯤이야... 신인상을 받을 수 있다면 감수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고 라도요.(웃음)
지영: 와. 굉장하네요. 라이벌 최준용 선수의 반응은 어때요? 
상재: (최)준용이랑 연락은 자주하지만 민감한 얘기는 안 해요. 워낙 친해서 장난도 많이 치지만 농구적인 얘기는 하나도 안하는 편이에요. “시즌 끝나면 놀러가자”같은 사적인 얘기를 주로 하는 편이에요.
지영: ‘거침없는 최준용’에 맞서는 강상재의 신인왕 출사표도 들어보고 싶네요.
상재: 기사 보니까 준용인 신인왕보다 리바운드에 욕심이 있다고 얘길 하더라고요. 제가 봤을 때는 아닌데... 하하하. 신인왕에 누가 욕심이 없겠어요? 평생 한번 받을 수 있는 상이니까요. 제가 받고 싶다고 했지만 초반에는 준용이가 워낙 잘해서 걱정이 많이 되더라고요. 하지만 4라운드 접어들고 경기력이 올라오니까 ‘아, 내가 받을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이제 제 것이 된 거 같은데 아닌가요? 하하하

빅3, 베스트 프랜드 혹은 라이벌
지영: 이종현(모비스), 최준용과 함께 프로 입단할 때부터 빅 3로 주목받았잖아요. 서로 어떤 친구들인가요?
상재: 코트 밖에서는 둘도 없는 베스트 프렌드죠. 가장 많이 만나고 연락하는 친구들이에요. 특히 준용이는 저를 라이벌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하던데 제가 봤을 때는 그것도 아닌 것 같고요. 워낙 준용이와의 플레이에 대해서 매스컴에서 비교를 많이 했기 때문에 의식을 하지 않을 수도 없죠. 시합할 때는 저도 모르게 의식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지영: 프로에서 서로 어떤식으로 힘이 되어주나요?
상재: 음.... 사실 별다른 큰 힘은 되지 않아요.(웃음) 친구이자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데. 라이벌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죠. 전 준용이보다 앞선다고 생각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어요. 보고 배울게 많은 친구에요.
지영: 빅3 외모 투표에서 강상재선수가 압도적으로 1위를 하다가 역전을 당했죠?
상재: 네. 초반에는 차이가 많이 나길 래 당연하다는 듯이 좋아했었거든요. 그런데 마지막에 종현이가 역전을 크게 했더라고요. 외모 자체가 아니라 그냥 종현이 팬들에게 밀리지 않았나 생각해요.(웃음) 
지영: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외모순위는?
상재: 운동선수는 아무래도 운동 잘하면 멋있겠지만 그게 ‘멋있는’거지 ‘잘생긴’ 건 아니잖아요.
지영: 하하하. 맞는 말이네요. 
상재: 멋있게만 보이는 거지. 객관적으로 저는 제 입으로 얘기하기는 그렇지만 아무래도 제가 낫지... 않나요? 살 쪘을 땐 잘 모르겠는데 지금은 살도 많이 빠졌고 교정도 하고 있기 때문에. 교정기도 빼면 난리나지 않을까요? 하하하. 올해 12월에 뺍니다!
지영: 와. 잘생겨질 일만 남았네요.
상재: 하하하. 그건 아직 모르겠어요. 교정 장치 빼고 다서 다시 이야기 하는 걸로요!
지영: 교정까지 결정한 걸 보니 외모에 어느 정도 욕심이 있군요!
상재: 제가 덧니가 굉장히 심했어요. 대학 때까지는 그게 제 매력이라고 생각했는데... 3~4학년 때쯤? 갑자기 이 치아로 살아갈 미래를 생각했을 때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부모님께서는 미리 권유를 하셨는데 거절하다가 나중엔 제가 스스로 하겠다고 했어요. 
지영: 빅3 셋 다 프로 첫해 부상 때문에 힘들었어요. 격려의 한 마디를 한다면요?
상재: 다치는 시기가 매번 비슷했어요. 작년에 국가대표 때도 그랬었고. 프로에 와서도 종현이는 그 부상이 계속 이어져서 초반에 뛰지도 못했고요. 일단 운동선수라면 몸이 생명이라. 안 다쳐야 하는데 친구로서 마음이 많이 아프더라고요. 다치지 말라고 항상 연락은 하지만 맘대로 안 되잖아요. 남은 시즌 건강히 잘 마쳤으면 좋겠어요.

②편에서 계속... 
사진 = 이현수 기자 hsl_ar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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